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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료만 5000원? 음식값 부담 내몰리는 자영업자…배민 등 플랫폼이 띄운 배달기사 전쟁

기사입력 : 2021년11월04일 06:30

최종수정 : 2021년11월04일 06:30

배달대행료 3000원대→5000원 가까이 올라…자영업자 '직격탄'
기사확보 경쟁에 결국 소비자 부담…상위업체 "직접 연결은 무리"
플랫폼사도 적자 감수, 라이더 외 모두 손해…"당분간 인상 불가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배달대행료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배달비 상승을 버티기 어려운 식당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어서다. 심지어 배달비를 매장 식사값으로 충당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배달비 부담 증가는 쿠팡이츠가 시작한 단건배달에서 비롯됐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와 유사한 '배민1'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배달기사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이 벌어지며 결국 배달대행업체의 배달료 인상을 불러온 셈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 단건배달로 촉발된 배달기사 확보 경쟁…배달대행업체까지 '가세'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배달대행료가 약 30% 인상됐다. 서울 성동구의 A 배달대행 업체는 기본료를 3850원에서 4950원으로, 광진구의 A 배달대행 업체는 3300원에서 주중 4000원, 주말 4500원으로 올렸다. 식당들은 상황에 따라 배달료의 일부를 '배탈팁'이라는 항목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데, 배달료가 늘면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 역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의민족, 요기요에서 주문을 받은 식당의 배달을 담당한다. 자영업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어 음식점의 직접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된다.

자영업자들이 지불하는 배달대행료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배달기사 확보 경쟁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배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데 더해 한 번에 하나의 주문을 처리하는 단건배달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배달기사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배달기사 부족의 이면에는 단건배달이 있다. 쿠팡이츠가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배민1'이라는 이름으로 단건배달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사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요기요 역시 '요기요 익스프레스'라는 서비스를 통해 대행업체 없이 기사와 계약을 맺고 식당에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내 상위업체들이 운영 중인 자체배달(OD, Own Delivery) 모델에서는 각종 프로모션으로 인해 최근 배송기사 수수료가 2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배달대행업체들은 자본력을 활용해 기사를 확보하는 대형 플랫폼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달부터 배달대행업체가 식당에 부과하는 배달대행료 역시 5000원 가까이 오른 이유다. 단건배달의 여파가 배달대행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 자체배달업체 "소비자 부담 직접 연결 무리, 우리도 적자 감수"…배달기사 외 모두 손해

문제는 단건배달에서 시작된 업계 전반의 배달료 인상이 결국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OD 업체들은 배달기사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해당 비용을 식당에 전가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로부터 시작된 기사 확보 경쟁이 대행업체가 자영업자에게 부과하는 배달료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

자체배달을 수행하는 주요 배달업체 관계자는 "OD 업체들은 기사 확보 등을 위해 높은 배달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에 대한 수수료는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나 소비자의 부담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결과적으로 식당과 직접 계약하는 배달대행업체의 배달료 인상으로 이어진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배달업체들 역시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사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지만 12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단건배달 비중이 늘어나면서 배달기사에 지급하는 비용 역시 증가해 한 달에 최대 수백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배달료 인상으로 수입이 늘어난 배달기사를 제외하고 플랫폼 업체와 배달대행업체,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건당 수익을 올리는 배달기사들은 높은 수수료를 주는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혈경쟁이 벌어지며 관련 비용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당분간 배달료 인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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