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반대 기류 있지만, 열린민주 자체 출마 변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 합당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통합론을 언급하긴 했으나 실익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합당 여부를 이제 막 논의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합당을 할지 말지, 합당을 한다면 언제쯤 시기적으로 적절할지, 명분은 어떻게 세울지 등을 다 고민해봐야 한다. 내부적으로 여러차례 토론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09.06 leehs@newspim.com |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여권 대통합 방침을 강조하며, 열린민주당 통합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송영길 당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간 물밑 논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열린민주당 합당 시 불거질 리스크를 놓고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합당 과정에서 위성비례정당 비판에 다시 직면해야 하는 데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투기 의혹도 민주당이 떠안아야 할 위험부담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총선 당시 김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했지만, 부동산 투기 논란 탓에 공천을 받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 의원은 당선권에 들지 못했지만, 김진애 전 의원의 사직으로 의원직을 승계받아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양당 합당을 계기로 김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 될 경우 관련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특정 개인의 입당이 부담스럽다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이슈들이 합당 과정에서 불거질 게 뻔한데 그런 상황 자체가 염려스럽다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부동산 의혹이 불거진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와 제명 등 강도높은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대다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고 당에 잔류하거나 복당했지만, 윤미향 의원에 대한 복당 여부는 여전히 검토 중이다. 다른 기소사건들에 대한 재판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하겠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윤 의원 복당 과제가 남은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변수는 열린민주당의 대선 출마 여부다. 열린민주당이 차기 대선에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경우, 진보진영 표심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합당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도부 한 핵심 관계자는 "열린민주당은 내심 합당을 기대하며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 만약 합당이 불발될 경우 자체 후보를 낼 수 있다"며 "실제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의지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되면 골치 아파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자 대선출마와 민주당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상상이나 예측속에서 나온 얘기 아니냐"라며 일축했다.
민주당으로부터 합당 타진을 받았냐는 질문엔 "언론을 통해서 들은 것 외엔 직접 들은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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