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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생산 차종 축소에 출구 없는 한국지엠…미래차 배정 '깜깜'

기사입력 : 2021년11월15일 16:04

최종수정 : 2021년11월15일 16:04

10월 판매 2000여대 남짓...기업회생 '쌍용차'보다 적어
판매량 감소, 차종 단종 수순 관측...주력 차종 대폭 감소
GM, 'CUV 성공'만 강조...생산 부문 후퇴할 가능성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한국지엠(GM)의 미래가 안갯속에 빠졌다. 주력 생산 차종은 점차 줄어드는데 미래차 생산 포트폴리오 또한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어서다.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계획과 동떨어진 생산 환경에 노조 또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오는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GM이 오는 2025년까지 40조원을 투입해 30종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전동화 비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의 생산 계획은 수정되지 않았다. 스티븐 키퍼 GM 수석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지난 12일 "(전기차는) 전량 수입할 계획이며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22년형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지엠]

◆ 10월 판매 2000여대 남짓...단종 시그널만 '깜빡'

한국지엠은 현재 미래차 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존폐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차량 반도체 수급난에 전 완성차 업계가 타격을 받았지만, 지난 10월 한국지엠의 주요 차종 판매 대수는 20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평 1공장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카(SUV)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 10월 697대,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쉐보레 말리부는 256대가 팔렸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SUV 트랙스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창원공장의 경우, 경차 쉐보레 스파크를 1074대 판매했다. 10월 판매 대수를 합산하면 총 2027대다.

판매량 저조는 타 업체와 비교할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단적인 예로 한국지엠의 10월 판매량은 현재 기업 회생을 진행 중인 쌍용차 판매량보다 적다. 쌍용차는 같은 달 렉스턴스포츠를 1670대, 티볼리를 804대 팔아 두 차종에서만 총 2474대를 판매했다.

더욱 중요한 건 한국지엠의 생산 차종이 축소 수순을 밟을 거라는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트랙스와 말리부는 내년 7월 이후 생산 일정이 미정이고, 창원공장에서 생산 중인 스파크 또한 중장기적으로 단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수요에 따라 생산 기간은 달라진다. 단종 이야기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지만, 저조한 판매량이 이어진다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스티븐 키퍼 GM 수석부사장[사진=한국지엠]

◆ 노조 혼란 가중...물량 없는데 'CUV 성공' 강조만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생산 물량마저 배정받지 못하자 노조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전기차 홍보 기회만 줬다"고 반발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조는 키퍼 GMI 사장의 방한을 계기로 생산 차종 추가를 기대해왔다.

한국지엠은 앞서 2018년 산업은행 자금이 투입된 이후에도 아베오·크루즈·올란도·캡티바 등을, 올해엔 다마스와 라보 등을 단종시킨 바 있다. 만약 앞서 언급한 차종까지 단종 수순을 밟는다면, 이제 남은 건 트레일블레이저와 오는 2023년 생산 예정인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뿐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현재 신형 CUV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며, 향후 신축 도장공장 등 신규 생산 설비 공사를 통해 연간 25만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키퍼 사장은 "한국 팀도 한국사업장의 흑자전환을 위해 CUV 프로젝트가 가진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CUV가 성공할 때 한국지엠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압박했지만, 두 차종만으로 한국지엠에서 수익성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선 GM이 올해 디자인 스튜디오를 두 배로 확장했고, 우리나라도 지엠테크니컬센터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래차 관련 생산 물량이 배정되지 않으면 결국엔 테크니컬센터만 제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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