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회담 등 아직 예정 없어…냉랭한 기류 속 조우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리버풀을 방문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처음 대면했지만, 한·일 외교장관 양자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로이터통신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 장관은 11일(현지시각) 리버풀에서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자들을 위해 열린 만찬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상견례를 가졌다.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2.12 [사진=영국 G7 사무국] |
하야시 외무상은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개최된 리셉션에서 존 레논의 히트곡 '이매진'을 피아노로 연주했고, 정 장관은 웃으며 박수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 장관은 이날 상견례 자리에서 지난달 취임한 하야시 외무상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달 10일 취임 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10개국 이상의 외교부 장관과 전화 또는 화상회담을 진행했다. 정 장관은 하야시 장관 취임 당일 축하 서한을 보냈지만, 이후 양측 간 소통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달 16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본 정부가 다음날(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하는 등 한일 간 경색 국면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12.12 [사진=영국 G7 사무국] 2021.12.12 medialyt@newspim.com |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번 G7 외교개발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을 언급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2일에도 G7 외교개발장관 회의가 이어지는 만큼 회담장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만남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나 공식 양자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한편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첫날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핵심 현안으로 논의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주요국이 우려를 표명했고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외교적 선택을 종용했다. G7 국가들은 러시아가 무력을 사용할 경우 경제 제재 등을 검토하겠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G7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유럽연합(EU) 간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 초청됐다.
외교부는 "정 장관은 G7 회원국 및 초청국들과 함께 ▲백신과 국제보건안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및 안보 ▲양성평등 등 논의에 참여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포용적 회복과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을 위한 우리의 기여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장관은 백신의 공평한 접근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대한 공조, 신남방정책과 G7의 지역협력 정책 간 연계 등에 대해 강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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