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원재료 확보전 치열
수명 다한 배터리서 희귀금속 추출
원재료 수급처 다변화로 안정적 수급
[편집자] 2025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4대 중 1대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 핵심 원재료 수급 문제가 이슈로 급부상했습니다. 배터리 원재료와 관련해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니켈, 망간, 흑연 등 배터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섰다. 대응 카드로 폐배터리 재활용, 대체광물 연구,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화학] |
◆ 치솟는 원자재값에 '폐배터리 재활용' 눈독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K-배터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배터리 소재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배터리의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의 해외 의존도는 평균 63.9%에 달한다. 배터리 소재의 원가구조 비중이 44%로 가장 높은 양극재의 경우 해외 의존도는 50%에 이른다.
게다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치솟고 있다. 리튬 가격은 현재 킬로그램(kg)당 190.5위안(3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10% 급증한 상태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분해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새 배터리셀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에 총 600억원을 투자했다. 라이사이클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갖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라이사이클로부터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니켈 2만톤도 2023년부터 10년에 걸쳐 공급받기로 했다.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30만대분이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에 투입되는 수산화리튬을 폐배터리에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BMR(Battery Metal Recycle) 추진담당'을 신설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업체인 피엠그로우, 성일아이텍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올 7월 헝가리에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완공한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 선두 기업 중 한 곳이다.
◆ 천연흑연, 인조흑연·실리콘으로 대체
배터리 업계는 원재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대체광물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음극재 소재인 천연흑연은 인조흑연과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준공되면 연산 1만6000톤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는 자회사 피엠씨텍을 통해 자체 생산해 원료부터 최종 소재 생산까지 전 밸류체인을 내재화했다.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2일 열린 포스코케미칼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준공식에서 스위칭 세레모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포스코케미칼] 2021.12.22 wisdom@newspim.com |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GM과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에서 양산하는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포르쉐 전기자동차(EV) 타이칸 배터리에 적용하는 등 배터리 3사 중 실리콘 음극재 관련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젠5를 비롯 자사 배터리에 최대 7% 수준의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실리콘 함량을 두 자릿수로 높이는게 목표다. SK온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에 나섰으며 내년 미국 포드사의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원재료 수급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니켈·코발트 제련 기업 'QPM'의 지분 인수를 통해 2023년 말부터 10년간 매년 7000톤의 니켈과 700톤의 코발트를 공급받는다. 포스코케미칼의 모회사인 포스코는 탄자니아의 흑연광산 지분 15%를 인수해 음극재 원료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처를 다원화하거나 장기 공급계약 체결, 지분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폐배터리 재활용도 방안이 될 수 있는데 친환경적 측면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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