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청계광장·명동거리 인파 몰려
오랜만에 활기찬 명동…곳곳 공실 상점도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도심은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도, 영하의 차가운 날씨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 불이 켜진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 장식 등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는 시민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포토존이 마련된 행사장 주변으로는 LED 조명이 달린 풍선과 솜사탕, 달고나, 닭꼬치, 핫도그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오후 6시가 지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마련된 행사장에 불이 켜지자 이내 사진을 찍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포토존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이들은 차례를 기다렸다 체온을 체크한 뒤 입장할 수 있었다.
퇴근길에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나온 시민들은 연신 "예쁘다"며 성탄 전야를 만끽했다. 올겨울 첫 한파경보에 패딩, 장갑, 목도리 등으로 무장했지만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1.12.24 mironj19@newspim.com |
친구와 함께 청계광장을 방문했다는 김초연(18) 양은 "바깥을 좀 둘러보다가 밥 먹고 집에 가서 케이크를 먹을 예정"이라며 "9시 전에는 집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청계광장을 찾은 김재덕(26) 씨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다. 이 일대에 숙소를 잡아 두고 잠시 바깥 구경을 하러 나왔다"며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하는데 백신 접종도 했고 밥만 먹고 숙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오후 7시가 지나자 청계광장 뿐만 아니라 중구 명동에도 시민들로 붐볐다. 모 유명 식당에는 3층부터 1층까지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떡볶이, 잡채, 닭강정, 다코야키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을 찾는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시민 김유연(22) 씨는 "직장이 명동이라 야근하고 왔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평소보다 사람이 2배는 더 많은 것 같다"며 "오랜만에 길거리음식도 사 먹고 명동성당에 가서 사진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 도심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려는 사람들로 오랜만에 북적거렸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솜사탕, 달고나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인 김모(70) 씨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곳에 노점을 펼치고 있는데 거리두기를 강화해서인지 어제는 오후 6시 이후로 360명밖에 안 왔다고 들었다"며 "더구나 솜사탕 같은 건 한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있어야 팔리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상점이 즐비한 명동 거리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군데군데 공실이 보였다. 7개 상점이 내리 공실로 비어 있는 곳도 있었다. 크리스마스 특수로 손님들이 대기하는 식당과 대조적으로 바로 맞은편 가게에 붙은 '임대문의' 문구가 쓸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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