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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도입] 노조, 경영권 견제 강화…대선 앞두고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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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노동이사제 도입 국회 본회의 통과
국무회의 의결 이후 이르면 7~8월 시행
정부 "노동 생산성 높이고 경쟁력 강화"
민간기업 확산 단초…제계 반발 '숙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공공기관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등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노동계 표심잡기가 반영된 결과다. 정부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관련법 제정으로 기관 노동생산성 향상 및 기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는 한층 힘을 받게 됐다. 그동안 경영계가 앞서가면 노동계가 따라가는 모습이었지만, 이제 양측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의사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나아가 이번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해당 제도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할 수 있는 단초도 마련됐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민간 확산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경영계 반대가 거센 상황이지만,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해나간다면 민간 도입도 머잖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21년도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민생법안들이 처리되고 있다. 2021.12.31 kilroy023@newspim.com

◆ '노동이사제' 文정부 국정과제 반영…경사노위서 첫발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대선 당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제시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의 실천 과제에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도입 취재로 기관 구성원의 한 축인 근로자가 기관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고, 민주적 경영체제 확립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동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경우 내부의 감시와 견제가 이뤄져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진다고 봤다. 아울러 노동자 대표가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해 충분한 기업 경영 정보를 제공받고 노사 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이 원만히 이뤄짐으로써 노사 간 갈등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정부는 노동이사제가 근로조건 개선, 노사 상호 신뢰 축적, 조직 몰입도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관련 논의는 문 대통령 취임 3년차인 2019년 11월 22일, 대통령직속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에 공공기관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동안은 도입 필요성을 놓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면, 공공기관위원회는 노사정을 대표하는 실무자들이 모여 실행 가능성 유무와 방법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했다.  

공공기관위원회는 1년여간의 논의 끝에 2020년 11월 18일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합의'를 발표했다. 

노사정 합의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 국회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논의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건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어 "노동이사제 도입 이전, 공공기관 노사는 자율합의에 따라 근로자 대표의 이사회 참관과 의장 허가시 의견 개진이 가능토록 하고, 노동조합이 적합한 인사를 추천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 관한 법률' 등 현행법상 절차를 거쳐 비상임이사에 선임 가능하도록 함께 노력한다"고 구체화했다. 

노동이사제 도입 노사정 합의 내용은 이듬해 2월 경사노위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돼 노사정 합의안이 됐다. 

◆ 이재명표 대선 공약으로 재점화…기재위서 '속전속결' 통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노동이사제 도입 법정 근거 마련을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공운법)'은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서 1년 넘게 논의됐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반대하는 국민의힘, 경영계의 반발이 거셋기 때문이다. 

관련 논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표 대선 공약으로 재점화돼 급물살을 탔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약속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도 장고 끝에 지난달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에 뜻을 함께 했다. 대선을 얼마 앞두고 노동계 표심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빌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간담회 전 인사하고 있다. 2021.11.22 leehs@newspim.com

이에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 11월 19일 발의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사실상 여당의 당론으로 채택돼 입법 절차를 밟았다.

김 의원안은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에 근로자대표 등이 추천한 사람이 1명 이상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근로자대표 자격은 ▲공기업의 운영 및 공공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국·공립학교의 교원이 아닌 공무원은 제외) ▲1년 이상 재직한 해당 기관 소속 근로자 중에서 근로자대표의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람으로 한정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달 4일 오후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여야 합의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공공기관과 준정부기관 비상임 이사에 3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가 1명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노동이사는 노동자 대표 추천이나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방식 중 개별기관에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임기는 2년으로 하되,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위원회 구성 당시 비상임이사가 없는 경우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시행시기는 공포 후 6개월로 했다. 김 의원은 안건조정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동이사 자격 등에 대한 이견이 있었지만 여야가 이견을 조율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기재위는 안건조정위 통과 바로 다음 날인 5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10일 법사위를 거쳐 11일 본회의 처리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  

◆ 국무회의서 공운법 개정안 공포 의결 예정…이르면 7~8월 시행 전망

이제 다시 공은 정부로 넘어왔다. 정부는 국회를 통과한 공운법 개정안에 맞춰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 작업은 통상적으로 2~3개월 정도 소요된다. 

특히 시행령 개정 작업과 함께 동시에 진행되는 지침서에는 노동이사제 도입 관련 노동이사 임용 절차, 권한 등이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각 기관들은 정부가 마련한준 지침을 바탕으로 내부 규정을 제정하면 된다.   

공운법 소관부처인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서 해당 법안이 통과돼 곧바로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간다"면서 "시행령 개정은 최대 3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그동안 준비한 내용이 있어 예상보다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행은 오는 7~8월 정도로 예상된다. 국회는 공운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시행시기를 공포후 6개월로 명시했다. 정부는 공운법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검토가 끝나면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빠르면 이달 안에 국무회의를 통과해 공포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공운법 개정에 따른 노동이사 도입 대상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국민연금공단,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준정부기관 등 131곳이다(아래 표 참고). 근로복지공단 등 11곳은 이미 제도가 도입돼 사실상 120곳이 대상이다. 해당 기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노동이사를 임명해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시 법 위반으로 기소될 수 있다.  

정부는 해당 기관들이 노동이사 도입을 외면할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패널티를 주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다만 그 전에 각 기관들이 노동이사 도입을 서두를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늦은감이 없지 않다. 다행히 현 정부 마지막에 관련 논의가 이뤄져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해당 기관들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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