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간 합병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익명을 요구한 세 명의 경쟁 당국자는 EU 경쟁 당국이 두 회사의 합병을 반(反)경쟁적(anti-competitive)인 독과점 우려로 불허할 계획이며, 최종 결정은 이번 주 안에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유럽집행위원회에 취재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해당 소식은 유럽의 겨울철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나왔다. 국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오르면서 아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운임 비용은 하루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가 넘는 등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초저온 LNG 운반용 선박건조 시장을 지배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조선업계를 추적하는 클락슨스 리서치에 따르면 두 회사가 지난해 수주한 선박 75척 가운데 45척이 LNG 운임선이었다.
한 EU 관리는 합병을 막으면 유럽의 LNG 소비자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한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과 합병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2019년이다. 현재까지 싱가포르, 중국, 카자흐스탄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EU와 일본, 한국에서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독과점 우려와 관련해 당분간 LNG 운임선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일부 건조 기술을 현지 중소업체들에 전수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EU는 제안이 미흡하고, EU의 구체적인 요청에 따른 해결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EU가 조건없이 승인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선박건조 시장의 점유율만 보고 시장 지배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특정 업체가 독과점하기에 어려운 시장 구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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