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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시장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크게 과소평가된 실정이고, 채권 매수 세력이 실종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기금 금리 인상이 네 차례 강행될 것으로 예상, 월가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미국에서 유럽과 신흥국까지 연초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을 연출, 자산시장의 거대한 기류 변화를 예고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각) 월가의 베테랑 투자가 마크 모비우스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더욱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기준 7% 오른 것으로 추정되며, 물가 상승률만큼 이자를 제공하지 못하는 채권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에서 30여년 펀드 운용을 주도한 뒤 모비우스 캐피탈 파트너를 창업한 그는 "지난해 미국의 통화 공급이 30% 이상 늘어났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골드만 삭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높여 잡았다.
뿐만 아니라 정책자들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12월이 아닌 7월부터 본격화, 시장 금리 상승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간당 임금 상승과 인력 수급 불균형 등 노동 시장의 여건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에 대해 연준이 강력하게 대처할 전망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밝혔다.
앞서 JP모간과 도이체방크가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네 차례로 높여 잡은 데 이어 IB 업계의 매파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장기간 바닥에 가라앉았던 주요국 금리는 커다란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 초반 1bp(1bp=0.01%포인트) 오르며 1.779%까지 올랐고, 영국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 선을 뚫고 오르며 201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 년간 '서브 제로'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와 거리를 불과 3bp로 좁혔다.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률은 조만간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0%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이날 1.34%까지 오르며 18개월래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발표된 유로존 12월 소비자물가가 연율 기준 5%까지 상승, 시장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12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올해 금리인상과 함께 대차대조표 규모를 축소하는 이른바 양적긴축(QT)을 예고한 데 따라 채권시장의 트레이더들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와 유럽 등 주요국 전반에 걸쳐 금리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에 공격 베팅하고 나섰다.
영국 머니마켓은 2월 영란은행(BOE)의 20bp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BOE는 지난달 예기치 않은 15bp 금리인상으로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유로존 지역의 채권 수익률 상승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이른바 '출구 전략'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의 스벤 하리 스텐 유럽 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해 말 0.3%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토벨 애셋 매니지먼트의 루도빅 콜린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재정 완화에 따라 유로존의 성장률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ECB가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