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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리차드3세', 황정민이 펼쳐낸 셰익스피어 고전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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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황정민, 장영남 주연의 연극 '리차드3세'가 열등감과 비참함으로 점철된 인간의 내면과 비극을 그린 셰익스피어 고전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국내 최고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는 마치 극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연극 '리차드3세' 재연이 지난 11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초기 희곡 중 가장 매력적인 악인으로 꼽히는, 리차드3세의 일대기를 그린다. 최고의 흥행 배우로 인정받는 황정민을 비롯해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 임강희, 박인배, 서성종 등 13인의 배우들이 원캐스트로 100분 내내 비범한 연기 내공을 뿜어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연극 '리차드3세'의 한 장면 [사진=샘컴퍼니] 2022.01.12 jyyang@newspim.com

◆ 열등감이 빚어낸 최악의 악인…황정민의 실체를 마주하는 순간 

'리차드3세'는 1400년대 장미전쟁 당시의 영국 국왕이었던 리차드 3세의 이야기를 셰익스피어가 풀어낸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굽은 등에 비틀린 몸, 절름발이인 리처드는 왕인 첫째형 에드워드와 둘째형 조지를 이간질하고 왕비 엘리자베스를 견제하며 왕위를 노린다. 극심한 열등감과 욕망에 휩싸인 그는 타고난 모략과 권모술수로 핏줄과 가신들을 모조리 죽이고 결국 왕이 되지만 비참한 말로를 맞는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황정민은 무대 위에 내내 '리처드3세'로 존재한다. 타고난 꼽추에 추한 외면을 놀랍도록 실감나게 표현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에너지를 뿜어내며 관객들을 제 편으로 만든다. 존속 살해, 중상모략을 포함해 치가 떨릴 정도의 악행을 일삼는 리처드를 보면서 관객들은 혀를 차다가도 절로 그의 심정에 이입한다. 황정민은 추한 스스로를 낮추면서도 좀처럼 쫄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 과연 대배우의 실체를 고스란히 마주하는 순간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연극 '리차드3세'의 한 장면 [사진=샘컴퍼니] 2022.01.12 jyyang@newspim.com

장영남은 엘리자베스 왕비 역으로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을 거쳐간다. 리차드와 시시각각 대립하지만 그의 권모술수를 막아내긴 역부족이다. 자존심 센 왕비에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약해지는 모습, 모든 걸 잃고 절규하는 그의 변화는 순식간에 객석의 동정심을 이끌어낸다. 에드워드 4세 역의 윤서현과 마가렛 왕비 역의 정은혜의 응집된 연기도 인상적이다. 

◆ 연기·연출·무대의 놀라운 합…'악인의 비극'이 씁쓸한 이유

정은혜의 마가렛 왕비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 연극은 시작부터 비장하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한껏 전달한다. 별다른 장치가 없이 배우들의 열연으로 가득 채운 무대는 적재적소에 삽입된 스크린 효과로 집중도를 높인다. 배우들은 어려운 고전 화법의 대사를 또렷이 전달해내고, 보이지 않던 표정도 눈 앞에 보이게 만든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2 연극 '리차드3세'의 한 장면 [사진=샘컴퍼니] 2022.01.12 jyyang@newspim.com

이 작품의 포인트는 살인을 밥먹듯 하고, 무고한 이들에게 누명을 씌우며 이간질을 일삼는 리차드의 존재감이다. 척 보기에도 못난 놈이 못난 짓만 골라서 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화가 나야하건만, 황정민은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기어코 설득해낸다. 최악의 악인의 몰락 앞에서 씁쓸한 이유를 생각하게 되는 묘한 연극으로 완성됐다.

마지막 신에서 리차드가 땅 속으로 꺼지듯 퇴장하고,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강처럼 표현된 무대 효과가 뇌리에 남는다. 죽은 이들은 리차드를 향해 무기를 모두 내던지고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맞는 듯하다. '너의 죄를 아는가'라고 소리치는 마가렛의 대사와, 피의 전쟁을 여는 리차드의 대사는 수미상관으로 연결되며 은은한 강조 효과를 준다. 무거운 극의 중간에 삽입돼 긴장감을 풀어주는 황정민의 너스레와 현대의 언어로 각색된 대사들도 자연스럽게 몰입을 돕는다. 과연 셰익스피어 비극의 정수를 가장 현대적으로 풀어냈다고 할 만하다. 오는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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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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