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상승 지속에 물가 안 잡혀
연준 긴축 의지에 힘 보태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해 말 미국의 물가가 약 40년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기조 물가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에 다시 한번 근거를 더했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5% 상승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CPI는 7.0% 급등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였다.
로이터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7.0%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조물가도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5.5% 급등해 지난 199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거비와 의류, 신차, 의료비는 모두 12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주거비는 10월 이후 전월 대비 0.4%의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전체 물가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식품 물가 역시 12월 중 0.5% 올랐다.
에너지 물가는 12월 전년 대비 29.3%나 폭등했으며 식품 물가 역시 6.3%의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전월 대비로 에너지 물가는 최근의 상승 흐름을 마치고 0.4% 하락했다.
미국 CPI 전년 대비 상승 추이.[차트=미 노동부] 2022.01.12 mj72284@newspim.com |
연준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위기에서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긴축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개시한 연준은 오는 3월 이를 완료하고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을 것이며,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오래갈 경우 더 많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 올해 후반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QT)을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CPI 지표가 전문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장은 무덤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2분 다우지수 선물은 전장보다 98.00포인트(0.27%) 오른 3만6226.00을 가리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16.50포인트(0.35%) 상승한 4721.5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선물은 104.00포인트(0.66%) 상승한 1만5935.00을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 중이다.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1bp(1bp=0.01%포인트) 하락한 1.715%를 기록했고 2년물 금리는 0.4bp 밀린 0.895%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는 전날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36% 내린 95.28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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