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증시 데뷔, 수급 블랙홀 우려
첫 주자 LG엔솔, 주요 지수 조기편입 예상
기관, 시총 상위 대형주 매도 불가피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대형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수급 불안으로 인한 증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 상품을 운용하는 기관들은 대형 IPO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 신규 상장을 통한 공모 규모는 20조8000억원인데 올해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SG닷컴 ▲컬리 ▲원스토어 ▲CJ올리브영 ▲쏘카 등 조 단위 IPO 대어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에 패시브펀드 상품을 운용하는 기관들은 잇따른 초대형 IPO로 인한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고 있다.
이달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가 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공모금액은 총 12조7500억원이 된다. 시가총액은 70조원대를 웃돌아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3위에 안착하게 된다. 상장 직후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해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지수를 비롯해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지수 조기 편입이 예상된다. 상장일부터 15거래일간 평균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보통주 가운데 상위 50위 이내일 경우 특례로 코스피200 조기 편입이 가능하다.
초대형 신규 상장기업이 코스피200 등 지수에 조기 편입되면 기관은 지수를 추종하는 종목을 새로 편입해 인덱스펀드 등에 담아야 한다. 이로 인해 교체 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고 IPO 초대어들의 증시 데뷔가 수급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 "과거 최대 IPO 공모금액이었던 삼성생명 4조9000억원, 크래프톤 4조3000억원에 비해서도 두 배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로 시장 자금의 블랙홀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장 직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 종목에 쏠리면 같은 업종이나 시총 상위 종목들의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200 등 지수에 편입되는 2~3월에 이러한 수급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MSCI지수, 코스피200 조기편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BM)로 삼는 패시브 펀드들의 자금 매입 수요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을 통한 자금 쏠림 현상은 타 대형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새롭게 추가되는 시가총액 규모가 역대급 수준인 만큼 코스피, 코스피200, MSCI 한국지수 등 주요 벤치마크 지수 내에 속한 대형주에게 일시적인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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