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난 '심각' 추정...방역물자 싣고 귀환할 듯
中 춘절·올림픽 맞물려 전면 통행 어려울 수도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북한이 코로나19 감염병 유입을 막기 위해 2년여전 폐쇄했던 북중국경을 16일 화물열차를 단둥에 보내며 다시 열었다. 국경 전면 개방단계는 아니지만 물적교류를 재개하는 첫 단계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해들어 3차례 미사일도발 속에서 급냉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관계 속에서도 북중교역 재개란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화물열차가 이날 오전 9시께 신의주에서 조중우의교를 통해 중국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는 한 누리꾼이 "북한 기차가 오고 있다. 철도가 뚫렸다"며 화물열차 영상을 올렸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열차가 어떤 화물을 적재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내일 긴급물자를 싣고 북한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 열차가 단둥에서 의약품·생필품 등 방역·구호물자를 싣고 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매일 10~20량의 화물열차가 단둥으로 와서 물자를 운반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방역사업을 통제 위주에서 발전된 '선진적인 방역', '인민적인 방역'으로 이행을 천명해 기존 폐쇄적 대응체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또 지난해부터 북중은 물자교류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계속된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사태 이후 스스로 단행한 국경봉쇄로 외부의 인도적 지원까지 끊기면서 경제상황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중 물적교류 본격 재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 정부는 1월말, 2월초 춘제 연휴와 이어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앞두고 최고단계의 방역 대응시스템을 가동중이다.
또 3월에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치협상회의(정협) 등 양회기간까지는 현 방역대응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 북한쪽 국경개방을 중국측이 꺼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북한 열차운행이 공식적인 북중 무역 및 통행 재개로 이어질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인 2020년 1월 북중 접경지를 통한 주민 왕래와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차단했다. 이후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국제열차 운행도 중단했다.
북중은 중국 동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지난해부터 철도 무역 재개를 모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까지 마쳤으나 중국 동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무산됐다.
skc84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