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일 전산장애 우려…증권사, 전산 강화 박차
KB증권, 250억 투자…130만명 동시접속 가능
신한금투, AWS 통해 최대 100만명 동시접속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 공모 청약을 하루 앞두고 증권사들이 긴장한 상태다. 앞선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023대 1의 경쟁률과 1경5203조원의 주문 규모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만큼, 청약일에 투자자들이 일시에 대거 몰려 전산장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먹통에 홍역을 겪은 증권사들은 동시접속자를 최대한 수용하고자 전산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이 동시접속자 수가 100만명 이상 동시접속이 가능하도록 채비를 한 만큼 동시접속자 수는 300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사진=신한금융투자]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이틀간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개인투자자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와 인수회사로 참여하는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체 공모 물량 4250만주 중 일반 청약자에게는 전체 공모 물량의 25∼30%(1062만5000∼1275만주)를 배정한다. 최소증거금(10주)만 넣으면 모든 청약자에게 공모주를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배정 물량 비중이 50%, 청약증거금이 많을 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배분하는 비례배정 물량 비중이 50%다.
증권사별 물량은 KB증권이 486만9792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243만4896주다. 미래에셋·하나·신영·하이투자증권 물량은 22만1354주다.
각 증권사들은 대형 공모주 청약일에 겪었던 시스템 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일이나 상장일에 동시 접속이 급증하면서 주요 증권사에 전산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동시접속자 수가 얼마나 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동시접속자 수가 트래픽 증가에 가장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해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KB증권은 초대형 IPO 종목들의 원활한 청약 및 상장을 위해 약 250억원의 전산 증설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주전산시스템 처리 용량 증설 약 196억원, 신규 고객용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에 약 44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22만명의 동시접속자 대비 약 6배에 달하는 최대 130만명의 동시접속까지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전산 인프라를 확충했다. 또 중요한 시스템의 경우 이중화를 넘어 3중화, 4중화로 시스템을 고도화 했다.
KB증권 관계자는 "IT시스템·업무 프로세스의 전수 검토 및 개선에 전사의 물적·인적 자원을 총동원해 지난해 3월부터 카카오뱅크 상장에 대한 준비를 진행해 무결점 청약으로 마무리 했다"면서 "이번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도 청약·환불·상장에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재점검했으며 IT조직은 청약기간에 벌어질 수 있는 장애대응 시나리오를 세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도 막판 서버 점검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서버 증설과 함께 '대기표시스템'을 적용해 대기 순번을 띄워 접속 순서대로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또 청약 단계를 간소화해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줄일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최대 100만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서버 인프라 자체를 AWS 기반으로 바꾸고 디지털 인력을 많이 채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동시접속자가 몰리면서 MTS가 일시 마비됐던 미래에셋증권은 평균 동시사용자의 4~5배 수용이 가능하게끔 전산장비를 구축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에 이미 2020년 대비 서버 및 네트워크 장비를 4배 이상 증설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서버를 증설하고 회선 속도를 높이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지난 13일 케이옥션 청약 수요가 몰리며 MTS가 마비됐던 신영증권도 계좌 개설 등에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안내하는 등 고객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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