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모델 향후 마케팅 전략 변화 불가피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인하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개편안을 내놓자 자동차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고가 모델의 경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모델의 경우 향후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환경부가 발표한 '2022년 전기자동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편안'은 전기차 구간별 보조금 지원 상한액을 인하한 것이 골자다. 55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100%, 5500만~85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50%, 8500만원 이상 차량은 지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뀐다.
이번 조치는 전기차 보급 물량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보조금 인하 대신 전기차 총 20만7500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만1000대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올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국고 보조금이 최대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축소되고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는 차량 가격 기준은 기존 6000만원 미만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내려간다. 5500만~8500만원 차량은 보조금 50%를 지급한다. 8500만원 이상 차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전기차 충전 이용 요금 특례 제도가 일몰됨에 따라 충전 기본요금의 25%, 이용 요금의 10%를 할인해주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시내의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2021.01.03 pangbin@newspim.com |
이에 따라 올해부터 5500만원이 넘는 전기차의 보조금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지난해까지는 60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100%, 6000만~9000만원 미만 차량에 보조금 50%였다.
당장 일부 차량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기아 EV6 GT라인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가격이 5500만원 이상이라 보조금을 절반만 받게 된다.
지난해 보조금 상한선을 겨우 맞춘 제네시스 GV60 스탠다드 후륜(5990만원)과 메르세데스-벤츠 EQA(5990만원)도 보조금이 줄어들게 된다.
일부 자동차업체들은 향후 전기차 가격 책정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미 일각에서는 가격이 판매 실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마케팅 전략의 변화가 감지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실 전기차 가격이 제일 민감한 부분이라 보조금에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매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촘촘히 짜야 하는 숙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혜택 때문에 갑자기 가격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고가의 라인은 상관이 없겠지만 대중성을 지향하는 모델은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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