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대재해법 시행] 처벌 vs 예방…중대재해 근절, 답은 어디에

기사입력 : 2022년01월24일 09:24

최종수정 : 2022년07월27일 10:12

기업들 "처벌만이 능사 아냐" 불편
정부 "처벌 아닌 예방 위한 법" 반박

[편집자] 안전사고에 대한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 시행된다. 관련법은 공사 및 시설 책임 담당자 뿐만 아니라 원청, 최고 경영자까지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안전사고 방지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동시에 이에 따른 부담감을 껴안을 수밖에 없다. '예방이냐 처벌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관련법 시행을 앞두고 뉴스핌은 기업들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사고 없는 안전한 사업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본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예방이냐, 처벌이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최근 광주 등에서 건물 붕괴 사고가 잇따르면서 처벌 강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처벌 강화 여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광주의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된 여파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6월에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건물 붕괴 사고를 내면서 기업들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근로자와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기업과 정부가 마땅히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책무"라며 "처벌 강화는 최소한의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 "처벌만이 능사 아냐"…기업들, '예방' 중심 보완 주장

재계는 산업재해 근절 방안이 '처벌 강화'로 귀결되는 것이 불만이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며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이 터질 때마다 제재나 처벌을 강화하는 식인데, 이것은 아주 편의주의적 대응이다"라며 "산업안전보건법 등 이미 만들어놓은 법을 잘 적용하고, 지키기만 해도 될 일을 그게 안 되니 처벌이 세지는 데도 오히려 산재는 늘어만 간다"고 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른바 김용균법)이 시행된 2020년, 중대재해로 숨진 사람은 860명 선이다. 2019년 855명보다 많다. 사망자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했다. 더욱이 이 통계에는 공무원이나 집배원, 어업 종사자 등은 제외됐다. 공무원재해보상법 등 다른 법률에서 재해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까지 더한다면 한 해에 약 2000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번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에 비해 책임주체와 적용재해 등의 범위가 대폭 확대됐고, 처벌정도 또한 크게 강화됐다.

대표적인 예로 사망 사고 발생 시 산업안전보건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중대재해처벌법에선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영계는 하한형 유기징역(1년 이상)에서 상한 설정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벌금 수준 하향과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3배 이내 제한도 제안하고 있다.

김용문 변호사는 최근 토론회에서 중대재해법의 주요 내용을 산업안전보건법과 비교·분석,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재 예방 및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에 방점이 찍혀 있는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은 말 그대로 처벌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기업들은 산업안전보건법보다 강화된 사업주·경영책임자 처벌, 법인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 등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 및 개정의견 조사' 결과, 중대해재처벌법이 산업재해 감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37%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45%) 부정적(18%)이라는 응답이 63%에 달했다. 부정적으로 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종사자에 대한 제재 규정 부재'(31.7%), '모호하고 광범위한 의무로 인한 현장 혼란 가중'(27.3%), '현행 산안법상 강력한 처벌의 효과 부재'(22.4%), '효과적인 산업안전시스템 부재'(10.9%) 순으로 응답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산업재해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처벌 강화로 예방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산업안전시스템을 정비해 예방에 주력하는 동시에, 기업활동 위축이 우려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정비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의무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법의 메시지는 처벌이 아니라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 정부 "처벌 아닌 예방을 위한 법…공공 및 민간 모두가 책임감 가져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닌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산재 사망사고 비율이 해외 주요국가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산업안전보건법의 법정형과 달리 실제 법원에서 선고하는 형량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2019년 기준 사고사망만인율은 대한민국 0.46, 미국 0.37, 일본 0.14, 독일 0.14, 영국 0.04다. 2013~2017년 산재 상해·사망사건의 형량을 분석한 결과는, 자연인 피고인(2932명) 중 징역 및 금고형 86명(2.93%), 집행유예 981명(33.46%), 벌금형 1679명(57.26%)이다. 벌금형의 경우 평균액이 자연인은 420만 원, 법인은 448만 원에 불과하다.​

정부 측은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은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처벌규정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해 대형 인명사고나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를 막고자 하는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했다.

기업이 안전을 경영의 중심에 두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한다면 중대산업재해도 예방할 수 있으며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법 위반으로 처벌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정부 측은 "산업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의 ESG 경영 도입 등 현장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도 현장 점검, 감독, 소규모사업장 산재예방 역량 지원, 안전문화 캠페인 등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재계의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책임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며, 보호대상 범위를 더 넓혔는데도 재해는 줄지 않고 있다"며 "이미 마련된 법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로, 왜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지 그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 처벌을 강화한다고 재해가 줄진 않는다"고 했다.

​김 총리는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안전불감증과 후진적인 안전관리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적폐로, 정부기관과 기업이 책임감을 갖고 안전 보건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낮 최고기온 33도 무더위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월요일인 9일은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이 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8~21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가 되겠다. 일부 경기내륙과 충청권내륙, 경상권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08 pangbin@newspim.com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서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겠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0도 ▲인천 19도 ▲수원 19도 ▲춘천 18도 ▲강릉 20도 ▲청주 21도 ▲대전 20도 ▲전주 21도 ▲광주 20도 ▲대구 20도 ▲부산 20도 ▲울산 18도 ▲제주 19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수원 29도 ▲춘천 30도 ▲강릉 28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1도 ▲광주 31도 ▲대구 31도 ▲부산 25도 ▲울산 27도 ▲제주 25도이다.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geulmal@newspim.com 2025-06-09 06:30
사진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오광수 변호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임명했다.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과 동기다. 26년 동안 검찰에 재직한 특수통으로 꼽힌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오 수석은 부산지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대전·서울·수원지검을 거쳐 199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역임했다. 200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제19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을 지냈으며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부터는 대구·청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근무를 끝으로 26년 간의 검찰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검찰 재직 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초 오 수석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특수부 검사출신인데다 2013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지검장을 지낸 이력 때문이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오 수석의 사법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 일부 우려하신 분들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전북 남원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성균관대 대학원 공법 박사 ▲사시 28회 ▲사법연수원 18기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opento@newspim.com 2025-06-08 11: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