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17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미국의 우려에 대해 중국의 생각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집단 대립을 일으키고 제재의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은 대화와 협상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언급했다.
왕 대변인은 아울러 "미국은 안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주목하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위기를 조장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신 '신민스크 협정'을 기반으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민스크 협정이란 우크라이나 정부가 분리·독립을 선언한 자국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체결한 평화 협정이다.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의 스타니치아 루한스카에 위치한 유치원이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모습.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한편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휴전 상황을 감시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별감시단은 16일(현지시각) 저녁부터 17일 오후까지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의 전선에서 500회 이상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돈바스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반군이 먼저 공격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 "러, 우크라 쉽게 공격 않을 것"
우크라이나 포격 소식을 두고 진실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중국 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쉽게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유라시아 연구소 상웨(尚月) 부연구원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위협만 가할 뿐 대규모 무력침공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안전 보장안을 놓고 미국과 협상을 이어 가길 원하는 데 전쟁이 일어나면 협상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간 미국에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가 나토, 유럽연합(EU) 등에 가입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이 담긴 안전 보장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웨 부연구원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나토 가입 중단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여 유럽이 러시아가 아닌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며 "어느 한쪽도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군부대가 2022년 2월 17일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유치원 밖에서 현지 주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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