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오던 중국인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가운데 총격을 가한 사람이 러시아 군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중앙TV(CCTV) 산하 '양스(央視·CCTV)신원'은 중국인 1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기 위해 짐을 옮기던 중 군사물자를 운반하는 것으로 오인되어 허리 부위에 총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양스(央視·CCTV)신원 웨이보 계정. [사진=중국 웨이보 캡처] |
부상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총을 쏜 사람의 국적과 신원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는 부상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점과 오인으로 인한 총격이라는 점만 강조해 보도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부상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어느 측이 쏜 총에 맞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이 가운데 부상자의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우크라이나 교민 간 단체 대화방에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에 대해 묘사하며 러시아군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여성은 대화방에 피격 지점을 표시한 지도를 올리며 "내 남편이 키이우(키예프)를 탈출해 폴란드 국경으로 가던 중 길가에 매복한 러시아군이 쏜 총탄에 허리를 맞아 병원에 가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총을 쏜 사람의 국적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의견은 분분했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중국 현지 기사 댓글 창에는 "믿을 수 없다. 무조건 우크라이나 짓이다" "정말 부인이 맞나" "화인(華人·외국 국적을 가진 중국 이민자)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위장 공격을 한 것"이라는 등 우크라이나의 소행을 주장하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여전히 러시아 편을 드는 자국민에게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 웨이보에 "어째서 러시아가 쏜 총이라고 말하지 않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를 두둔하는데 푸틴은 전쟁을 일으켰고 침략은 침략이다" "러시아군 총알을 빼서 네 집 앞에 둬도 너는 못 믿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지에서 반중 정서가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이 신분을 감춘 채 위협을 견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아무 때나 신분을 드러내지 말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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