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 "한국 외교 안보의 분수령 될 것"
이재명 한미 갈등 vs 윤석열 남북 갈등 우려
[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의 외교 정책에 중국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리난(李枏)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報)와의 인터뷰에서 "3월 9일 대선은 대한민국 외교 안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대선 후보가 국내 정책에서는 유사성을 보이고 있지만 외교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뚜렷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는 균형 외교를 주창한다. 이 후보는 실용외교와 한반도 평화를 기본 틀로 삼아 미국과의 동맹은 강화하고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되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 협력자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경제안보'를 내세우며 중국보다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윤 후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와 점진적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 가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한미 동맹 강화를 주장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상암 SBS 오라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눈 후 이동하고 있다. 2022.02.25 photo@newspim.com |
◆ 중국 전문가 "윤석열도 중국 영향력 무시 못 할 것"
리 연구원은 "두 후보의 대중 정책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 30년간 양국 간 교역을 돌이켜 봤을 때 한중 관계는 전반적으로 이성적이고 실용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나락으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되더라도 결국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학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은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을 자기 편으로 삼고 싶어한다"며 "따라서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지 않길 바라지만 한국은 정치, 경제, 안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최대 이익을 취하려면 미국의 압박이 있더라도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연구원은 "한미 동맹을 축으로 하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지만, 당선되더라도 한중 경제협력은 외교정책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안보와 경제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한국은 결국 실용주의 외교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지융(郑继永) 푸단대학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 [사진=상하이사회과학원(上海社會科學院) 홈페이지] |
◆ 이재명 한미 갈등 vs 윤석열 남북 갈등 우려
한편 이번 대선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더빈(詹德斌)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조선반도연구센터 주임은 한반도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주임은 "대외정책에서 자주적 균형외교를 강조한 이재명이 당선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동맹 강화 움직임과 이재명의 자주적 외교가 충돌하여 한미 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석열의 경우 한미 동맹을 앞세우면서 북한에 강경한 정책을 취할 것으로 전망돼 무력시위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대북 강경책은 한반도에 대립구도를 형성하여 평화와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이어 북한의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제시 및 한국 신정부 출범 등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한반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gu121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