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임기 말 인사 중단 지침 전달
박두선 대표, 文 동생과 대학 동기
이동걸 산은회장, 친문 인사 분류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 선임에 대해 강력 비판하며 임기 말 인사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무시한 것에 대해 감사원 조사를 요청했다.
31일 인수위에 따르면 국민 세금 4조1000억원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KDB 산업은행이 절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의 공기업이다. 회생 방안을 마련하고 독자생존을 하려면 구조조정 등 정상화 작업과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와 조율할 새 경영진이 필요하다.
앞서 인수위는 금융위원회를 통해 산업은행 유관기관에 대한 현 정부의 임기 말 인사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두 차례 보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박두선 시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박두선 대표이사는 대우조선해양에 입사 후 재무회계팀·선박생산운용담당 등을 거쳐 2019년 9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박 신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 문재익 씨와 한국해양대 동창이라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생산운영담당(상무)로 근무하던 2018년 1월 문 대통령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하자 함께 쇄빙선에 탑승해 직접 의전을 맡았다.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기로 알려진 박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라며 "외형상 민간기업의 이사회 의결이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쳤지만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자초한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권 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서 비상식적 인사가 강행된 것은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란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며 "문 대통령은 5년 전 취임 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정권 교체기 인사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다는 식의 또 하나의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침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은 사유도 불분명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앞서 금융위원회 등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산업은행에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인선 유보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친문재인 인사로 분류되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 정부 때는 금융위 부위원장, 현 정권이 시작된 2017년 산은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4년 6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지침을 무시한 것에 대해 직권남용 소지가 다분하다고 판단, 해당 사안이 감사 대상이 되는지 감사원에 요건 검토와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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