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사외이사 경력도 '도마'
인수위·재택치료·청문회 준비 병행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출산 기피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취지의 칼럼과 민간기업 사외이사 경력 등으로 논란에 휩쌓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자가격리 상태로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화상회의 방식으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청문회 준비를 하고있다고 하지만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보다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출산 기피 부담금' 칼럼 논란…전범기업 사외이사 경력도 '도마'
최근 이 후보자는 '출산 기피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취지의 칼럼이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2010년 해당 칼럼을 통해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04.11 photo@newspim.com |
해당 글이 비판을 받자 이 후보자는 "경제학적 이론을 소개한 정도로 현실적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고 명기했다"고 해명했다.
과거 글로 논란이 일자 이 후보자는 지난 2008년 개설한 자신의 블로그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사실상 청문회를 앞두고 문제가 될 만한 과거 기록을 전부 없앤 것이다.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개인 블로그 게시글 원본 자료 제출 요구 등 공방이 예상된다.
아울러 여러 기업에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점쳐진다. 사외이사 재직에 대한 보수를 건넨 기업들의 사업 분야가 산업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이해충돌'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TCK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7억85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지난달 인수위 간사로 위촉된 뒤에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사외이사 재직에 따른 이해충돌 논란에 "사외이사를 다 퇴임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 때 말하겠다"고 밝히며 문제제기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2009년 5년간 사외이사를 맡은 TCK가 일본 전범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또다른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TCK는 일제 강점기 전쟁물품을 납품한 전범 기업인 도카이카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다. 도카이카본은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발표한 299개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 재택치료·청문회 준비 병행…산업부 "화상회의 경험 많아 업무 원활"
이번 주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도 본격적인 인사청문 정국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국회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19.10.24 jsh@newspim.com |
윤석열 정부 첫 내각인 만큼 여소야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후보자들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철저한 준비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2일부터 자가격리 상태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비대면으로 부처 업무보고와 인수위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에 비해 진행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속에서 화상보고 등의 경험이 많아 업무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인수위 업무와 청문회 준비를 병행하는 것도 모자라 재택치료까지 겹쳐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가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인사청문회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도 간부들이 화상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화상회의 등이 많았던 것이 이번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업무처리가 더디거나 답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런 것 없이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