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배제 결정 무효화·호남 포함 공정 경선" 주장
"충격과 상처, 2년 뒤 총선 김철민 낙선 운동하자"
[안산=뉴스핌] 노호근 기자 = 여당 내 경기 안산시장 후보 군에서 윤화섭 현 시장을 포함, 호남 주자들이 모두 배제되자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안산이 '제2의 호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곳인데다, 이를 주도한 인물로 같은 호남 출신의 지역 국회의원이 지목되면서 향우회를 중심으로 낙선운동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022년 민선 8기 지방선거 호남인 공천배제에관한 성명서.[사진=안산시호남향우회 홈페이지 캡쳐] 2022.04.24 seraro@newspim.com |
24일 안산시호남향우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항의 성명을 내고 '호남 배제 안산시장 공천 학살 만행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이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22일 안산향우회 43개 시·군·지회가 전체 긴급회의를 연 데 따른 후속 조처로 알려졌다.
안산향우회는 성명에서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전북 진안군이 고향인 김철민(상록을) 국회의원이 현직 시장임에도 컷오프 됐던 상황을 언급하며 "전략적 요충지 안산에서 민심과 당심을 잃은 결과는 경기도지사 선거 패배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남 출신 공천 배제 결정 무효화 △호남 출마자 포함한 공정 경선 실시 등 두 가지를 제안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30만 향우는 당장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안산향우회는 경기도호남향우회연합회와 중앙회와도 연계해 호남 출신 출마자의 공천 배제 건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지역민심이 들끓는 배경에는 성명에서 언급한 8년 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도당 공관위원장으로 이번 공천심사를 주도한 인물이 당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김 의원이어서 '배신감' 섞인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에서 밀리자 호남 민심을 자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 22.3%의 득표를 올리면서 안산시장 선거는 물론 초박빙이었던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출렁이게 한 당사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김 의원이 8년 만에 가해자로 입장을 바꿔 호남 출마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게 안산향우회의 주장이다.
안산향우회 관계자는 "호남 출신 김 의원의 배신행위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강조한 김대중 정신을 저버렸을 뿐만아니라 호남인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산 호남인들이 이번에 받은 충격과 상처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며 "향우 대다수가 김철민 의원을 배신자라고 규정짓고 2년 뒤 총선에서 낙선 운동을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시호남향우회는 26일 재심이 열리는 민주당 중앙당 당사를 집단 항의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 경기도당은 22일 새벽 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안산시장 경선에 윤화섭 시장을 비롯해 호남 출신 후보자를 모두 공천 대상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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