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中라면 수출 최고치 찍은 뒤 한 달 만에 뒷걸음질
대외환경·원재료값 상승세 지속 등 2분기 우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삼양식품이 지난달 중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3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정책, 그리고 불닭볶음면 유통기한 논란 등에 시달린 영향이다.
중국의 봉쇄정책 장기화와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 등이 지속되면서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향 라면 수출 실적 반토막...삼양식품 울상
9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라면업체들의 중국향 라면 수출액 잠정치는 981달러로 전월 동기 대비 48.5% 감소했다. 지난 3월 중국향 라면 수출액 1907달러를 기록하며 월별 최고치를 찍은 뒤 곧바로 상승분을 반납한 것이다.
중국향 라면 수출 감소는 삼양식품의 실적과 직결된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라면 전체 물량에서 삼양식품의 비중은 80%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직접 생산하는 농심과 달리 삼양식품은 수출제품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불닭시리즈. [사진=삼양식품] |
라면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정책이다. 중국은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 넘게 상하이 봉쇄를 이어왔으며 최근 수도 베이징 일부 지역 등으로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하이, 베이징 등 일부 지역 판매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여기에 삼양식품은 지난달 중국 현지에서 불닭볶음면 유통기한을 놓고 한 차례 논란을 겪기도 했다. 현지 언론 등에서 중국 수출용 제품의 유툥기한(12개월)로 한국 내수용 제품 유통기한(6개월)보다 2배 길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다만 이는 통관, 물류 등에서 시간이 소요되는 수출식품 특성상의 문제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中봉쇄 장기화·원재료값 상승세 지속...1분기 성장했지만 위태로운 2분기
지난 3월 중국향 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도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라면의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1364만 달러, 11월 1579만 달러, 12월 1653만 달러 등으로 완만한 상승을 보이다 올해 1월 877만 달러로 줄어든 바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을 앞두고 중국 현지의 방역 강화로 무역 활동이 제한된 것이 주 요인이다. 올해 1월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한시적으로 감소한 물량이 올해 2, 3월에 반영, 수출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점이 4월 수출 감소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5.09 romeok@newspim.com |
중국 수출 부진 등에 따라 오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실적컨센서스(중권사 평균 전망치, 에프앤가이드)는 매출액 1749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9%,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지난해 가격인상 효과, 해외 수출 확대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 것이다. 다만 올 2분기부터는 중국의 봉쇄 장기화, 밀가루·팜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세 등으로 전반적인 실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계속해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올 초에는 중국과 미국의 현지법인 운영을 본격화했으며 이달 2일부터는 수출 전용 신공장인 밀양공장을 가동했다. 연면적 7만303㎡(2만1300평)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설된 밀양공장이 시운전 단계를 거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면 수출전용공장으로서 연간 6억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부진했던 중국 수출량도 이달부터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한 4월 한국 라면 수출 감소는 3월 수출 급증에 따른 역기저 효과"라며 "통상 수출 증가가 급격히 이루어지면 오더 이월을 통해 다음달 재고 관리를 하기 때문에 5월, 6월에는 예전의 추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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