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
'고등교육 경험無' "지적 사실이지만…모든 교육은 하나로 연결"
"인재양성 위해 대학 노력·혁신 필요…아이들 AI 활용 능력도 길러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 "교육 정상화와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고등교육 경력은 없지만 초등학교부터 대학 교육까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가치관을 밝히며 대학·정부·전문가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들어선 최 후보자는 넥타이 없는 짙은 남색 정장에 운동화를 신은 차림이었다. 왼쪽 옷깃에는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나비 뱃지를 달았다. 그는 교육당국 관계자들과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허리 숙여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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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나비 뱃지를 달고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최 후보자는 "부족한 저에게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제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국민주권 정부가 꼭 성공하길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는데 두려움이 더 크다"면서도 "많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현장을 찾아다니고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중학교 교사 출신으로 고등교육 경험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최 후보자는 "그 지적이 사실"이라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교육 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서는 "유·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돼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것도 결국 교육의 정상화와 균형발전에서 나온 정책"이라며 "전국의 모든 아이들이 서울대, 특정 대학에 가려는 과도한 경쟁체제를 허물기 위해 학생들이 자기 기회에 맞는 좋은 대학을 가고 졸업한 후에 그 지역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제가 고등교육 전문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면 대학교와 협의하고 정부, 전문가 분들께 더 많이 여쭤보도록 하겠다"며 "고등교육의 가장 우리가 이제 선진국이 된 만큼 이에 걸맞은 인재를 대학에서 잘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훌륭한 인재가 특정 분야에 쏠리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노력해야 하고, 혁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 최대한 재원을 확보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청사진에는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한 AI 활용 교육 강화도 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우리 아이들은 이미 AI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AI의 기본소양을 잘 가르치고, 창의력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교육계는 AI 교육과 관련해 내홍을 겪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도입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이번 정권 들어 교육자료로 격하되면서 교육당국은 개발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은 관련 업체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학교에서 교육자료로서라도 AIDT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비용을 지원하라는 것이 업계의 요청사항이다.
최 후보자는 "그렇게 해야 한다"며 "실제로 AI 교과서를 너무 서둘렀으니 보완하자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었지, AIDT를 활용해 교육을 하자는 것에 이견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학교가 있다면 최대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서도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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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나비 뱃지를 달고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최 후보자가 교육감으로 있는 세종시는 사교육 참여율이 서울시에 이어 2위다. 1인당 사교육비 역시 전국 3위다. 공교육 강화를 이끌어야 할 교육 수장 후보자로서는 아쉬운 성과다.
최 후보자는 "매우 아픈 지적이다. 제가 맡고 있는 세종이 사교육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미비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 경감이 정답처럼 돼 있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매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같이 학생들의 경쟁을 줄여주는 일이 매우 필요할 것 같고 이 문제는 교육부 혼자가 아니라 국가교육위원회 같은 기구를 통해 범 국민들의 사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교육부 노력은 물론 국교위나 다른 일반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협의해서 방안을 찾아가겠다"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최 후보자는 장관 취임 후 산적한 교육계 현안 해결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를 기를 고등교육, 교권침해와 유보통합, 고교학점제와 같은 유·초·중·고의 많은 현안들을 우선순위로 잡아 하나하나 빠르게 보완하고 시행하는 한편 새롭게 논의할 부분은 각 당사자들과 협조해 해답을 찾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13일) 현 세종시교육감인 최 후보자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학교 교사부터 교육감까지 40여 년을 헌신한 자타공인 교육 전문가"라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의 대통령 공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