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 부채 583조 사상최대
한전, 영업적자 심각…성과급 꼬박꼬박
서부발전, 상여 1억 지급 공공기관 1위
고용지원 받는 항공·여행도 성과급 꿀꺽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경영 실패로 수백 수천억원대 적자가 났는데도 공공기관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2개 중 영업손실을 낸 곳은 47%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이 쌓은 공공기관 부채는 58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지만 정작 임원들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방만경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공기관 재정 악화는 요금 인상과 국고 지원으로 이어져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5조8600억원을 냈으나 한전 사장은 성과급으로 9315만원을 받았다. 2020년 흑자(4조863억원)에서 적자 전환했음에도 성과급을 타간 셈이다.
발전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도 지난해 450억원 적자를 내고 성과급 1억원을 박형덕 사장에게 지급했으며,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10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성과로 유정배 전 사장에게 1868만원을 상여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적자 8881억원을 기록하면서도 손병석 전 사장에게 3650만원을 제공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항공·관광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수천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낸데다 2년 넘게 정부로부터 고용지원금을 제공 받는 처지에도 임원들은 성과급을 받았다.
작년 한 해 적자 9300억원을 쌓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김경욱 사장이 성과상여금으로 8900만원을 가져갔고, 손창완 전 사장이 이끌었던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2740억원 손실에도 성과급 8330만원을 손 전 사장에게 지급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적자 1688억원을 기록하면서 안영배 사장에게 경영 성과급으로 4740만원을 쥐어줬다.
여가와 레저 활동 위축으로 발걸음이 끊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강원랜드도 같은 처지다. 회사는 허리가 휘는데 임원들은 성과급을 가져가며 구설에 올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의 경우 영업손실 1458억원을 기록하고 4230만원을 성과급으로 제공했다. 강원랜드는 527억원 적자에 대한 성과급으로 7200만원을 지급했다.
매년 거론되는 부실 공공기관의 성과급 잔치가 논란인 가운데 정부 차원의 대수술이 예고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 정책방향을 수립해 공공기관 업무 중 민간과 겹치거나 위탁이 가능한 부분은 조정하고 과다 부채 등 방만 경영은 집중 관리하는 대대적 개혁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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