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개발사업1팀 소속 주모씨, 대장동 재판서 증언
"유동규에 질책받아…정당하고 합리적으로 일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 환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실무자가 법정에 나와 당시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32차 공판을 열고 지난 기일에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주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2021.10.03 yooksa@newspim.com |
주씨는 공사에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공고한 2015년 2월 경 개발사업1팀에서 개발계획파트 차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가 작성한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뒤 임대주택부지 수익상환 관련 내용과 초과 수익에 대한 배분 방법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가 유 전 본부장에게 크게 질책을 받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주씨는 이날 '유 전 본부장의 지시에 불합리한 것이 있었는지'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면 제 할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며 "하기 싫은데 괜히 한 것이 아니라 해야 될 일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지극히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일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좀 억울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당시 상황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주씨는 "이미 회사 내부에서 결정한 일인데 왜 지금 와서 사업부서에서 그러느냐는 식이었다"고 부연했다.
주씨는 또 당시 대장동 사업을 공사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실제 (대장동) 사업이익이 얼마나 될지 예상이 가능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정확한 근거나 데이터는 없었다"고 했다.
주씨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다른 직원들은 주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아 '총 맞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주씨는 지난 20일 열린 재판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직원들이 (법정에) 와서 '총을 맞았네' 했다고 하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며 "직원들이 얘기했다면 그렇게 (제가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대장동 공모지침서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실무자 의견을 배제하고 해당 조항을 삭제해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도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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