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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암호 생태계 조성 나선 SKT…"가격 낮추고 퀄컴과 협업 논의도"

기사입력 : 2022년05월25일 09:27

최종수정 : 2022년05월25일 09:27

IDQ와 손잡고 차세대 QRNG 칩 개발 나서
"유명 기업들과 협업 논의 중...기술적 한계 극복할 것"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SK텔레콤은 (QRNG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고, 이 사업을 대중화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 또 다양한 사업자들과 함께 통신 서비스 사업자로서 가지는 통합적 관점으로 양자암호 시대를 준비하겠다. 그 과정에서 퀄컴 등 유명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 1팀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양자암호 생태계를 이끄는 사업자가 되겠다는 SK텔레콤의 포부를 밝혔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 1팀장이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2.05.24 catchmin@newspim.com

데이터를 전달하는 작업인 '통신' 과정에서 특정 데이터를 도청하거나 빼돌리지 못하게 암호체계를 거는 작업을 '암호화'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만든 암호체계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해킹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이 양자암호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는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개발 가능성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컴퓨터 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알고리즘 기반 암호체계를 풀 수 있는 컴퓨터다.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 암호체계는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양자암호기술은 양자키분배(QKD) 방식, 양자내성암호(PQC), 양자난수생성기(QRNG)로 구분되는데, SK텔레콤이 이날 소개한 기술은 QRNG다.

QRNG는 쉽게 설명하면 양자를 이용해 비밀 암호 코드 같은 난수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AI) 데이터 샘플링, 게임 아이템 랜덤 선정, 웹사이트 자동등록 등에 사용되는 것이 모두 난수다. QRNG의 경우 칩(반도체) 형태로 구현해 다른 분야 제품에 응용하기 쉽다는 장점 덕분에 최근 들어 QRNG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양자암호 기술 기업 'IDQ'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으로 양자암호 사업을 펼쳐왔다. 이날 SK텔레콤은 IDQ와 함께 가격 경쟁력 있는 차세대 QRNG 칩을 개발해 보안시장 혁신을 선도해 양자 생태계의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K텔레콤은 암호분야 강소기업들과 함께 QRNG로 보안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엄상윤 IDQ 대표가 이 2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텔레콤 사옥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2022.05.24 catchmin@newspim.com

엄상윤 IDQ 대표는 "IDQ는 2001년 QRNG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한 기업"이라며 "20년간 원천 기술을 가지고 응용분야에 적용한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IDQ는 현재 여러 기업들과 함께 응용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모바일 분야 QRNG 탑재에 성공했고 이외에도 암호화 모듈, 퀀텀 VPN, 은행권, 사물인터넷(IoT), 생체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QRNG (적용) 사례를 만들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사례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QRNG 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SK텔레콤은 QRNG 기술을 기반으로 4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QRNG 칩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관계사인 IDQ,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와 협업해 QRNG 칩을 만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 퀀텀'에 내장했다. 이후 갤럭시 퀀텀은 두 개의 후속 모델로 출시됐다.

SK텔레콤과 함께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 중인 비트리 김희걸 부사장은 "현재 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업체에 QRNG 칩을 공급해 저변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면서 "제품을 칩으로 만들어 모바일을 타깃으로 양산화하는 것도 또다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IoT 등 다양한 분야에 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 고객사의 요구 가격을 맞춰야한다. 이렇듯 칩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QRNG 칩 개선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설명이다.

비트리가 IDQ와 함께 2024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QRNG 칩은 시장 확산을 위해 기존 QRNG에 비해 작은 크기, 저렴한 가격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글로벌 대형 사업자들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동우 팀장은 "적어도 이 분야에 한해서는 (산업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을 키워서 함께 성장하자는 게 업계 중론"이라면서 "국내에서는 보안 스타트업 EYL이 양자암호 산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렇게 열심히 하는 국내 기업이 있다는 건 환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퀄컴 등 유명 기업들과 협업에 대해 논의를 펼치고 있고 협업 과정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들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catch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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