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돈풀어 내수진작...배터리 반도체 등 집중투자
"기업 투자에 정책지원 이어져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4대그룹 가운데 LG가 마지막으로 5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4대그룹 투자 로드맵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 5년간 4대그룹이 국내에 투자하는 규모는 총 708조원.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물류난, 국가 봉쇄 등의 상황이 맞물리며 글로벌 경제 위기가 예고되는 가운데, 대기업이 주축이 돼 국내에 돈을 풀며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큰 방향성이 엿보인다.
향후 남은 과제는 4대그룹의 투자 계획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지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정책적 지원이 따를 지에 대한 부분이다.
◆삼성 국내 투자규모, SK·현대차·LG 합친 것 보다 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2026년까지 36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SK, 현대차, LG가 제시한 국내 투자규모를 합친 금액보다도 12조원 많다.
SK는 5년간 179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밝혔고, 이어 LG가 5년간 106조원 투자, 현대차는 4년간 6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4대그룹은 현대차를 제외하고 모두 5개년치 국내 채용 계획 역시 제시했다. 삼성은 2026년까지 8만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고, SK와 LG는 모두 5만명 씩 신규로 채용할 예정이다.
◆배터리·반도체 등 투자로 '넘사벽' 기술우위 확보
정권 교체기, 간발의 차로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4대그룹은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미래 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 미래먹거리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SK는 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집중 투자하는 영역은 전기차·전동화·친환경 사업 등이다. 이밖에 LG는 배터리·차세대 디스플레이·바이오 등에 집중 투자한다.
[사진 = 셔터스톡] |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이 기술패권을 두고 맞붙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는 상황에, 국내 4대그룹이 기술패권의 중심 기술이 되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의 사업 영역 투자에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산업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통신 등인데 국내 4대그룹사가 이 핵심 기술력을 쥐고 있다"면서 "특히 반도체, 배터리 기술력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나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 함부로 하지 못하고 우리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기업 투자에 맞춰 합리적 규제 펼쳐야"
전문가들은 4대그룹 투자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정부에서도 기업들이 순조롭게 국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투자를 선포만 해 놓고 안하는 경우도 많아 결국 투자 계획은 실행의 문제"라며 "투자 계획에 대해 정부가 응답해 공장을 세우려면 세울 수 있는 여건을 정부에서 만들어주는 등 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움직여 보려고 하니 정부에서도 그것에 발맞춰 기업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합리적 규제를 펼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 환경이 기업에 우호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