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론 공방 아닌 반성해야 할 때"
"李 향한 비판? 맞대응하면 싸움 된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지난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친문계'를 중심으로 한 '이재명 책임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당선인이 지난 대선 패배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 참패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성토다.
오는 8월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 내에서 친문·친명 계파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민주당에 이재명 만한 리더십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경명대로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인사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2.06.02 yooksa@newspim.com |
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중진 의원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선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고 있는 주자가 없는데, 이재명 등판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내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네가 잘했느냐 내가 잘했느냐 서로 삿대질 하는 건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재명의 책임이 없다곤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책임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반성해야 할 때"라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반성의 포인트는 미래가 돼야 한다. 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생각해야지, 책임론을 이야기하는 건 잿밥에 눈이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패를 교훈 삼아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은 무엇일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과 관련해 "가장 큰 원인이 이재명 국회의원 당선인과 송영길 전 대표 두 분이 (대선 패배) 한 달 만에 출만한 게 결정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재명 당선인의 선택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 것이 후회된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와 관련, 친명계 의원은 "대응하면 싸움이 된다. 싸움이 되면 민주당은 끝도 없이 추락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이후 공론화되지 않았던 '책임론' 목소리가 지선 패배 이후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한동안 친문·친명 계파 갈등은 쉽게 잦아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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