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만에 한중 국방부장관 회담
북한 핵실험 임박 관측 속 75분 회동
이 장관 "北, 핵포기로 얻을 혜택 더 커"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10일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국방부장(장관)을 만나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했다.
두 장관은 당초 예정됐던 40분간의 회담시간을 훌쩍 넘겨 두 배 가까운 75분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2년 7개월 만에 열린 이번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중국 요청으로 열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2년 7개월 만에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하면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웨이 부장 "中, 한반도 비핵화 목표 일관되게 유지"
두 장관은 최근 한반도와 역내 안보 정세, 국방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관심 사항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공조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비용보다 핵포기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에서 평화 유지와 비핵화라는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면서 "한중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해를 공유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조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
두 장관은 이날 한중 국방장관 상호 방문을 추진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차관급 국방전략대화를 포함한 국방부와 각 군간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오른쪽 두번째)이 1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2년 7개월 만에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한국 해‧공군-중국 동부전구 해‧공군 핫라인 추가 개설
특히 두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2021년 '한중 해‧공군간 직통전화 양해각서' 개정때 추가 개설에 합의한 해‧공군간 직통전화를 정식 개통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두 장관은 이미 운용 중인 직통전화와 함께 이번에 추가 개설된 해·공군간 직통전화가 우발적 충돌 방지에 크게 기여해 나갈 것으로 평가했다.
한중간에는 기존 한국 해‧공군과 중국 북부전구 해‧공군 직통전화가 있었다. 이번에 한국 해‧공군과 중국 동부전구 해‧공군간에 추가 개설됐다.
이 장관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의 원칙을 바탕으로 실질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웨이 부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국방부와 각 군간 교류 확대를 통해 보다 발전된 관계를 지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회담 후 "결론적으로 굉장히 유익하고 양측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두 장관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설명하겠다"고만 답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