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취임 100일 간담회
"하이브리드는 좋은 대안…2026년 전기차 늦지 않아"
"부산공장서 연산 15만대, 시장 점유율 10% 목표"
"중국 길리그룹, 경영에 참여 안 해"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르노코리아자동차가 2024년 먼저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고 2026년 이후 전기차에 본격 집중한다는 전동화 전략을 내놨다. 내수 연간 15만대, 수출까지 포함하면 최대 3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3월 새롭게 취임한 스테판 드블레즈(Stéphane Deblaise) 대표이사 사장의 승부수다.
그는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현대차·기아의 독식 체제에서 르노코리아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지난 10일 취임 100일을 맞아 경기 용인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르노코리아를 다시 경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 말 XM3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신규 라인업에 하이브리드차를 전면 배치하고 이후 전기차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2022.06.10 jun897@newspim.com |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를 우선 선보인다. 이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은 뒤 2026년 이후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XM3는 르노코리아의 효자 모델이다.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93.8% 증가한 1907대 판매되면서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수출 1만6267대로 월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XM3 전체 판매량의 73%인 1만1939대를 차지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2026년 한국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20%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는 2026년에도 80%는 내연기관차라는 것"이라며 "2026년이 그렇게 늦은 시점이 아닐 것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전환 시점에서 좋은 대안이며, 2026~27년 전기차 출시는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생산 목표도 밝혔다. 그는 "한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연산 150만대인데 우리는 연산 15만대, 시장 점유율 10%를 본다"며 "수출까지 고려하면 부산공장 생산량은 25만~30만대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장에서 르노코리아가 현대차·기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전방에서 현대차·기아와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외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이날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길리그룹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길리그룹은 올해 초 르노그룹과 친환경 신차를 공동 개발해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신차가 첫 합작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어 최근에는 르노코리아의 지분 34%를 취득하면서 르노그룹에 이어 르노코리아 2대 주주가 됐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2022.06.10 jun897@newspim.com |
드블레즈 사장은 "한국시장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길리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볼보와 동일한 CMA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신기술과 새로운 대규모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한국시장에 대단히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볼보 플랫폼을 활용하는 이유는 사이즈 때문이다. 비용 문제가 아니다"며 "한국시장의 55%는 D, E 세그먼트인데, 볼보 플랫폼이 한국시장도 커버하면서 해외 수출시장도 커버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자본 유입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길리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길리가 볼보와도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다임러와도 파트너십을 구축했는데 모든 파트너십이 성공했던 것은 전혀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회사에도 마찬가지다. 르노코리아의 경영은 저와 경영진 아래에서 결정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르노코리아에 새로운 인재를 고용할 것이다. 르노그룹에도 한국으로 와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한국에서도 충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젊고 현대적이고 다문화 경험이 있는 인적자원에 투자할 것이며 이것이 저희의 새로운 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un89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