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마녀2'의 히로인 신시아가 신선한 마스크, 상상을 뛰어넘는 액션으로 한국형 액션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다.
신시아는 14일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녀2'의 개봉을 하루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2년간 달려온 여정을 마무리하며, 한껏 상기된 얼굴로 취재진을 맞은 그는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떨림을 가라앉혔다.
"캐스팅 오디션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거의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순간만 기다려왔어요. 이제 하루 남으니 더 실감이 안나고 떨리기도 하고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해요. 영화 보는데 큰 스크린에 제가 나온 게 처음이다보니까 떨려서 얼굴을 못보겠더라고요. 상상하면서 연기했던 장면에 CG같은 부분들이 예상보다도 훨씬 더 멋있께 나와서 놀랐고 감독님까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마녀2'에 출연한 배우 신시아 [사진=NEW] 2022.06.14 jyyang@newspim.com |
신시아는 '마녀2'로 걸어온 약 2년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비대면 오디션부터, 여러 차례 박훈정 감독과 만났던 발탁 과정을 떠올렸다. 전작 '마녀'를 워낙 좋아했고, 후속작이 나온단 소식에 망설임없이 지원했다는 그는 "꿈꾸던 작품에서 꼭 만나고 싶던 감독님과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 일말의 고민이나 망설임이 없었죠. 저를 발탁하신 이유에 대해선 '마녀2'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 때 처음으로 자세하게 들었어요. 그랬구나 하면서 감사하기도 하고. 오디션 때 제가 어떤 사람인지, 뭘 잘하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주로 물어보셨어요. 그때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해요. 굉장히 따뜻하게, 잘 들어주셔서 좀 편안하게 속마음 얘기들을 했던 기억이 나요."
올해 25살인 신시아에게선 소녀 역할을 연기하던 스크린 속 얼굴과는 또 다른 성숙한, 똑부러지는 매력이 느껴졌다. 그는 어떻게 '무'의 상태인 소녀의 이미지를 연기했는지를 묻자 "지금 살이 많이 빠진 상태다"라면서 웃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마녀2'에 출연한 배우 신시아 [사진=NEW] 2022.06.14 jyyang@newspim.com |
"소녀를 연기할 때보다 살도 빠지고, 머리도 길어서 스타일이 달라보이나봐요. 다시 단발로 자르고 좀 먹으면 금세 소녀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촬영 전에 소녀라는 역을 연구를 많이 했었는데 오히려 무의 상태인 소녀를 표현하는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준비한 걸 다 버리고 다 비워진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생각으로 임했죠. 감독님도 더 비워도 된다고 하셨고요.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넌 소녀야'라고 해주신 말씀이에요. 굉장히 스스로를 믿고 연기할 수 있는 용기가 되는 한 마디였죠."
'마녀2'에서는 전작에서 시작된 세계관을 한창 확장하는 서사와 강렬해진 액션이 극의 뼈대를 이룬다. 신시아가 연기한 소녀는 감정을 모르는 상태로 세상과 마주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껴가는 과정을 거친다. '무'의 상태를 강조했던 탓에 신시아는 디테일한 세계관이나 설정을 염두에 두고 채로 연기하지는 않았음을 고백했다.
"소녀를 보면 제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도 있고 결핍도 있고 불쌍한 부분도 있지만 사실 소녀는 그냥 소녀예요. 저와 오히려 분리를 하려고 노력해야 했죠. 어떤 걸 정해놓고 하기보다도 비워진 상태에서 굉장히 절제된 최소한의 감정들만 가지고 주어진 자극에 반응하는 식으로 표현했어요. 저는 사실 감정을 잘 표현하는 편이거든요. 많이 지우려고 노력했고 세상 밖에 처음 나온, 알에서 깨어난 작은 새처럼. 그런 마음으로 접근했어요. 힘들기는 했죠. 마음이 너무 슬프고 울고 있는데 소녀는 사실 그렇지 않은 거예요. 감정을 떼어내야 하는 순간들이 좀 어렵긴 했어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마녀2'에 출연한 배우 신시아 [사진=NEW] 2022.06.14 jyyang@newspim.com |
무감, 무지의 상태로 세상에 놓여있지만 소녀는 절대적인 능력을 지녔다. 이번 영화에서도 독특하고 강렬한 액션을 쏟아낸다. 과한 동작이 없어도 간결하고 짧은 동작을 통해 강력한 힘과 분위기, 아우라를 표현해야 했다.
"극중에서 경희(박은빈)가 같이 가자고 말해주던 그 순간이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는 순간인 것 같아요. 선의를 갖고 세상 밖에 처음 나온 소녀를 데려가주죠. 소녀를 선이나 악으로 규정하기보다는 만들어져가는 존재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영화가 흘러가면서 소녀의 색깔이 정해지죠.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선일 수도 악일 수도 있어요. 소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연기하는 과정 속에 느낄 수 있었죠."
신시아는 소녀를 연기해본 입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초인적인 존재와 평범한 인간 중 자연스레 후자를 택했다. 여러 히어로물과 마주하는 대중은 그들의 특별한 능력을 꿈꾸지만 평범한 삶에서 느끼는 행복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 이런 생각은 그가 배우로 걸어가면서 지키고 싶은 것과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초인을 연기하면서 느낀 게 소녀는 물론 세상 밖에 처음 나와서 신기하고 두려운 것도 대단할 것도 별로 없겠죠. 어떤 존재들의 위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감사도 잘 모를 것 같고 모든 감정에 대해 무딜 것 같은데 그게 행복해 보이지는 않아요. 지금처럼 소소한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살고 싶죠. 배우로서는 시작하는 단계지만 많은 의견들을 수용하는 게 중요하겠죠. 그럼에도 휩쓸려서 저를 잃어버리고 싶지는 않아요.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중심을 잘 지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