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글로벌 증시에 드리운 암운이 좀처럼 가시질 않는 가운데 하반기 중국 증시가 홀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과 홍콩 증시가 연말까지 최소 4%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4%, CSI300지수는 4.6%, 홍콩 항셍지수는 8% 뛸 것이란 설명이다.
응답자 중 70%는 향후 3개월 동안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을 유지하거나 추가 매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정부가 주요 도시에 대한 봉쇄를 해제한 뒤 중국 CSI300지수는 4월 저점에서 19% 넘게 올랐다. CSI300지수는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30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중국 대표 주가지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대형 기업의 주가를 반영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1년 만에 분기 첫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미국 상장 ETF MCHI (iShares MSCI China ETF)는 지난 29일 3억3310만달러(약 4327억원)가 유입돼 일일 증가 규모로 2011년 출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상하이의 한 증권거래소 모니터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와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상하이우성투자관리파트너십의 팡 루이 이사는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점차 완화하고 있다"며 "경제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하반기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유동성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밸류에이션의 회복이 지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밀접 접촉자와 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방역 당국은 28일 기존 21일(집중격리 14일·자가격리 7일)이던 의무 격리 기간을 10일(집중격리 7일·자가격리 3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중국국제방송(CGTN)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통화 지원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에 완화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중국의 기술주 매입을 추천했다.
인베스코의 폴 잭슨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중국 기술주가 많이 떨어져 벨류에이션이 미국 기술주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기술주를 사려면 중국 기술주를 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30개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 주가수익배율(PER)은 27배로 10년 평균인 32배보다 낮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증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잭슨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 비중을 낮추고 국채 비중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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