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웹사이트서 멤버십패스 사전판매
"9월 프리즈서울 공식 입장료, 키아프와 논의 중"
7만~10만원선 예상, 사전예매할 경우 할인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세계 미술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오는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3층에서 열린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아트컬렉터는 물론이고,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전세계 톱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 아트페어를 보기 위해 일정표에 마크해두고 대기 중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지난 2003년 파격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며 런던에서 출범한 프리즈 아트페어. 이제는 런던에 이어 뉴욕과 LA, 서울로 입지를 넓혔다. [사진=프리즈] 2022.07.13 art29@newspim.com |
그런데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아트바젤(Art Basel)에 이어 두번째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프리즈 서울의 입장료가 무려 17만6천원으로 알려져 파란이 일고 있다. 입장료를 미리 구입하면 할인혜택이 있는 게 통상적인 관례여서 부지런한 미술관계자들은 최근 프리즈 공식웹사이트를 접속해 프리즈 서울의 티켓요금을 확인했다. 프리즈 본사의 티켓구매 페이지를 클릭한 결과 1인 입장료가 17만6천원, 2인(dual) 입장료는 32만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달러로는 각각 140달러(110파운드), 260달러(200파운드)였다.
이를 본 국내 아트피플들은 "우와, 프리즈 서울 입장료 17만6천원! 너무 비싸다. 호주머니 사정 안 좋은 사람은 못가겠네"라는 탄식을 내뿜으며 요금화면을 캡처해 인스타그램, 페북 등 SNS를 통해 퍼뜨리고 있다. 그 바람에 프리즈 서울의 고액(?) 입장료가 입소문을 타고 번지는 중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프리즈 웹사이트에 뜬 프리즈 서울 멤버십 패스 요금안내문. 1인 요금은 17만6천원, 2인 요금은 32만원으로 나와 있다. 이는 멤버십 패스 요금이다. 일반 공식입장료는 미정이다. [사진=프리즈 웹사이트 캡처] 2022.07.13 art29@newspim.com |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멤버십 패스' 요금이다. 멤버십 패스는 아트페어 기간 중 프리즈와 키아프를 여러 번 방문할 수 있고, 가이드투어를 받는 등 몇가지 특전이 부여된다. 프리즈측에서 제공하는 프리미엄 기사와 디지털 대화 등도 접속해 참고할 수 있다. 일종의 특별 패스인 셈이다. 반면에 일반 티켓은 페어를 공동개최하는 KIAF(키아프)측과 아직 협의 중이다. 최종적으로 7만~10만원대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는데 주말까지는 결정될 예정이다.
일반 티켓은 두가지 종류로 구분돼 발행된다. 한 장의 티켓으로 코엑스 1,3층에서 열리는 키아프와 프리즈를 모두 관람할 수 있는 통합티켓, 그리고 세텍(학여울역)에서 9월 1~5일 열리는 '키아프 플러스'(+)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으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영국 런던 리젠트파크에서 파격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며 시작된 프리즈는 2012년에는 뉴욕, 2019년에는 로스앤젤레스에 진출하며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파리의 FIAC이 역사는 더 깊지만 영향력은 갈수록 프리즈가 더 앞서 아트바젤에 이어 현재 세계 2위의 페어로 꼽힌다. 프리즈 아트페어는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페어 전체를 도이치뱅크가 후원하고 있다.
프리즈의 입장요금은 지역(도시)과 프로그램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책정된다. 프리즈 런던은 46파운드(약 7만원)이고 프리즈 뉴욕은 85달러(11만원), 프리즈 LA는 70달러(9만원)이다. 이는 별도 페어인 '프리즈 마스터스' 등 옵션을 제외한 금액으로, 프리즈 마스터스를 함께 볼 수 있는 티켓은 조금 더 비싸다.
프리즈 런던의 경우 마스터스를 동시 관람하는 티켓은 84파운드(13만8천원)이다. 이에따라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일반 티켓의 요금은 7만~10만원 선에서 책정될 공산이 크다. 10만원이 넘어갈 경우 일반 대중에게는 좀 비싸다는 느낌을 주게 돼 키아프측은 고심 중이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키아프 플러스(세텍)의 입장티켓은 2만~3만원대에 매겨질 예정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지난 5월 뉴욕 Shed에서 열린 프리즈 뉴욕 2022. 프리즈 뉴욕의 입장료는 85달러(11만원)였다. [사진=한국화랑협회, 촬영 김동현] 2022.07.13 art29@newspim.com |
디렉터 패트릭 리(Patrick Lee)가 이끄는 프리즈 서울에는 21개국에서 119개(국내 화랑 12개·해외 화랑 107개)화랑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미국 가고시안, 스위스 하우저&워스, 영국 화이트큐브 등 국내에 첫발을 딛는 세계 최고 갤러리들이 가장 화제를 모은다.
프리즈 서울은 세 파트로 나눠 열린다. 주요 갤러리가 참여하는 '메인 세션'이 가장 핵심이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굴지의 화랑은 거의 대부분 참여하며, 한국에서는 국제 아라리오 PKM 조현 리안 바톤 원앤제이 제이슨 함 등이 선정됐다. 또 미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과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에는 모두 18개 갤러리가 참여하는데 한국에서는 갤러리현대와 학고재가 참여한다. 마지막 파트는 아시아에서 2010년 이후 개관한 갤러리의 대표 작가 10명을 소개하는 '포커스 아시아'로 한국에서는 P21과 휘슬이 선정돼 부스를 꾸민다.
현재 키아프 서울에 대한 글로벌 미술계의 관심은 예상 보다 뜨거운 편이다. 외국 주요언론도 일제히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공동개최 뉴스를 전하고 있다. 수년간 한국의 문화예술 컨텐츠가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한국 소프트파워에 대한 기대감과 호응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한국'을 찾지 못했던 많은 이들이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한국을 찾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프리즈팀에 합류해 4년째 근무 중인 권민주 VIP&사업개발 아시아 총괄이사는 "현재 프리즈 서울에 대한 글로벌 컬렉터들의 관심이 아주 높다. 중요한 VIP들이 대거 서울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뜨거워진 미술시장의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문화컨텐츠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요인이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아트센터 등 문화예술기관에서도 프리즈 서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아시아 뿐 아니라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계자들이 오는 9월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프리즈와 같은 장소(코엑스 1층) 같은 기간에 열리는 '키아프 2022'(9월2~6일)도 질적인 부문을 업그레이드하고, 몸집도 키웠다. 올해는 17개국에서 164개 화랑이 참여한다. 이 중 해외 화랑은 60개로, 지난해(36개)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키아프는 강남구 세텍(SETEC)에서 5년 이하의 신생 화랑이나 젊은 작가의 작품 위주로 소개하는 '키아프 플러스 2022'도 동시 개최한다. 11개국에서 73개 화랑이 참여한다. 대체불가토큰(NFT)이나 미디어아트 작품이 이 페어에서 회화 조각 등과 함께 소개된다.
키아프와 프리즈의 협업은 일단 5년간 계속된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작년도 키아프 매출이 650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이었다. 올해는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이 아시아의 명실상부한 미술 허브로 자리매김할 절호의 기회인만큼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협회 측은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로 한국 작가에 대한 해외 미술계의 관심이 증대하는 등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무대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최근의 코로나 재확산과 고금리, 고물가, 원화가치 하락 등은 9월의 빅 이벤트의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작가와 국내 화랑의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돋움하지 않을 경우 키아프가 자칫 프리즈 서울의 위성페어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국내 화랑에게는 "프리즈 서울 티켓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통합티켓으로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 공표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으나 일반 대중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프리즈 페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공동개최라고는 하나 같은 기간, 같은 장소(개최되는 공간, 즉 층은 엄연히 다르다)에서 열리면서 입장티켓을 공유하는 등 물리적 측면 외에, 실질적인 그리고 '화학적인 공동 개최'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보다 심도있는 한국 현대미술과 미술시장의 경쟁력 강화는 남이 떠먹여주지 않으니 결국 우리 미술계가 떠안을 숙제다. 들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선 실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동시에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를 통해 우리 미술시장의 시스템과 운영방식, 작가관리 등 여러 측면을 보다 획기적이고도 구체적으로 개혁하고,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때다.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