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상반기 중국이 러시아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하이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러시아 일대일로와 관련 직접투자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제로(0)'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 대외정책인 일대일로 사업의 주요 수혜국 중 하나로 지난해 중국과 20억달러(약 2조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윌리엄 앤 메리 대학 연구소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러시아에 빌려준 자금은 1254억달러에 달한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권을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참여국에게 인프라 건설을 위한 대규모 차관을 빌려주고 그 건설과 운영은 중국 기업이 맡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크리스토퍼 네도필 왕 푸단대 녹색금융센터 소장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위협으로 중국의 러시아 투자가 줄었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간 관계는 여전히 긴밀하다며 특히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FT는 중국이 여전히 석유의 15%, 가스의 8%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5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842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55%,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19개월 만에 중국의 최대 원유 수출국에 올랐다.
한편 상반기 중국 일대일로 사업 규모는 284억달러로 작년 상반기(296억달러)보다 3.4% 줄었다. 지역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55억 달러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 받았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 중국이 대규모 에너지와 인프라 계약을 통해 중동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사우디가 일대일로의 최대 수혜국이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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