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매체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는 금값 인상과 인플레이션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톈윈 전 베이징경제운영협회 부회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신흥국에서는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상품과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림으로써 금에 대한 제재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시쥔양 상하이차이징(財經) 대학교수는 "미국과 영국 양대 거래소가 러시아와 금 거래를 중단하더라도 석유, 천연가스와 달리 금에 대한 수요는 경직되지 않고 금의 공급원은 더욱 다양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금값을 더욱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천자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통화연구소 연구원은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에너지 제재 때문임이 틀림없다"며 "유럽연합(EU)에서는 우크라이나 위기 이전부터 에너지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보였지만 에너지 인플레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한 것은 EU가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대폭 줄인 후였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미국에서도 대러 제재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최고경영자(CEO)는 26일 트위터를 통해 "G7의 러시아 금 수입 금지 초지는 또 한번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바이든은 푸틴이 아니라 미국인을 때릴 것이고 미국은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앞서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G7은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 수입 금지안은 오는 2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금은 에너지에 이어 러시아 2위 수출 자원이다. 전 세계 금의 10%를 생산하는 러시아의 금 수출액은 2020년 기준 19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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