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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② 협업·생태어로의 정수 울진 후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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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총유자산' 체계적 관리...노반회·짬계 등 자치조직 '탁월'
최초의 동력선 발상지...동해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햇살보다 더 투명한 은빛 멸치 떼. 그물을 당기는 어부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새벽녘 차가운 바닷바람을 몰고 바다로 떠났던 어부들의 근육질 팔뚝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이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 ∼이 소다/어∼이 날 배야/ 어∼이 조오타/ 어서 많이 돈 벌어 가지고/ 노리야 당겨라/ 에∼이 날배야/ 고향산천에/ 에∼이 날배야/ 에∼이∼앗싸/ 에이앗싸/ 마이도 얽끌렸다/ 아이그 빨리 당기자/ 빨리 당겨라/ 어여어 어여어〈중략〉」

울진의 최남단 후포항과 평해 거일리 일대 해촌에서 전승되는 '그물당기기' 노래의 한 구절이다.

그물당기기는 노동요이다. 거친 바다에 맞서 질기고 빛나는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고 꿈을 가꿔 온 뱃사람들의 삶의 곡절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남쪽 관문으로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이자 동해안 수산자원의 보고인 울진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의 본래 이름은 '휘라포(輝羅浦)'이다. '비단처럼 빛나는 포구, 갯마을'의 뜻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후포 앞바다처럼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고 비단결처럼 맑고 부드러운 이름은 '후리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어 표기도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후포(后浦)'로, 또 다른 온라인판 사전은 '후포(厚浦)' 따위로 혼용해 기록하고 있다.

'후리포'는 1960년대 후포 앞바다를 풍미했던 멸치떼로부터 연연한 것으로 짐작된다.

해류를 따라 백사장에 연접해 이동하는 멸치떼의 습성을 반영해 발달한 어구와 어법이 '후릿그물'이다.

후포항에 질긴 삶을 풀고 평생 바다와 살아 온 어민들은 "물 반 멸치 반"이라는 말로 1960년대 당시 후포항을 기억한다.

'후리포'라는 마을 이름도 당시 성행했던 '후릿그물', 한자어로는 '휘리(揮罹)'로 표기된다.

'후릿그물'이 '휘리(揮罹)'라는 명칭으로 자주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 후기부터였다.

1908년에 발행된 '한국수산지 韓國水産誌' 제1집에는 각종 어구의 설명에서 '후릿그물'을 지예망(地曳網:地引網)이라고 들고 그 밑에 '휘리망'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전자는 일본식 명칭이다.<민족문화백과사전 참조>

1950~60년대의 울진 후포항[사진=남효선 소장]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항은 1970년대 들어 포항제철의 원료 출하와 포항항의 대체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이 본격화 됐다.

1970년 연안화물 및 여객수송을 위해 제2종 어항으로 지정되고, 1986∼1994년 사이에 물양장을 축조했으며 1993년까지 방사제를 축조.보강해 1993년 연안항으로 개칭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국제마리나항만 조성으로 동해안 최고의 해양레저관광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1980년대 들어 동해안의 특산물인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 주산지로 자리잡았으며, 동해안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를 품은 항구로 동해안 최고의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최근에는 국제마리나항만이 조성되면서 해양레저관광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멸치후리는 그물과 노동력이 빚은 생태 어로의 정수

후포항에서 현재도 이뤄지는 전통 어로행위는 협업노동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릿그물을 이용한 멸치잡이 또한 전형적인 협업노동체계를 갖춘 어로양식이다.

후포항을 비롯 울진 해촌의 전역에서 왕성하게 행해진 '멸치후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갯가(불가; '불'은 백사장을 일컫는 울진지방 방언)'로 떼 지어 이동하는 멸치 떼를 순전히 그물과 노동력만으로 뭍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이며, 또 한 가지는 이동하는 멸치 떼를 좇아 두 척의 배로 그물을 당겨 잡는 방식이다.

울진 해촌에서는 '뭍에서 당기는 멸치후리'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주로 보리가 팰 무렵인 5∼7월에 걸쳐 행해진다. 이 무렵에 멸치 떼가 무리를 지어 북상하기 때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해촌의 협업 어로 정수를 보여주는 '후릿그물당기기' 시연.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멸치 떼가 출현할 시기면 '물살과 물때를 잘 식별할 수 있는 어부'인 '망잽이'가 이른 새벽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망산(望山)' 에 오른다. 당시의 망산은 현재 후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등기산'이다.

이때쯤 마을 주민들은 '멸치를 퍼 담을 온갖 도구' 를 들고 갯가로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이윽고 멸치 떼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북상하면 망잽이가 "후리야"라고 소리치며 마을 주민들을 모은다.

이 때 마을 장년들이 '새쪽(북쪽)'과 '마쪽(남쪽)'으로 펼쳐놓은 그물을 당길 채비를 갖춘다.

망잽이가 마침내 "후리다 당겨라"고 소리치면 주민들이 떼를 지어 후릿그물을 당겨 올린다.

후릿그물을 당길 때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그저 마을주민이면 누구나 그물당기기에 한 품씩 힘을 보탠다.

아낙들과 아이들은 '양재기'니 '자배기', '소쿠리', '함지' 따위를 들고 멸치 떼를 퍼 올린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협업노동의 진수'가 축제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금세 유월의 뜨거운 백사장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 떼로 뒤덮인다. 한바탕 멸치후리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싱싱한 멸치를 한 아름씩 안거나,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후포 항에서 멸치후리 망잽이로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김순길(87, 후포면 후포리)씨는 "전통적 방식인 멸치후리는 60년대 후반까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한 마을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노동이자 흡사 마을주민들이 함께 펼치는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후포 앞 바다를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가꿔 온 후포항 사람들은 생업을 위한 바다와의 오랜 투쟁과정에서 자연을 읽는 방법을 스스로 몸에 익혀온 셈이다.

경북 울진 후포리의 신석기 유적[사진=뉴스핌DB] 2022.08.03 nulcheon@newspim.com

◆ 후포항은 울진지방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

후포항에는 검푸르게 날 세운 바다와 이를 딛고 자신의 생존과 후손의 번창과 마을의 항구적 존속을 위해 숱한 날을 힘든 노동으로 버텨온 선인들의 강인한 생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후리포는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과 함께 울진을 상징하는 대표적 항구이다.

또 예부터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일본을 잇는 동해안의 거점 항이자, 나아가 동북아와 환태평양 그리고 시베리아를 잇는 물류 항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후포 항은 울진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이 존재하는 곳이다. 신석기 유적군인 '후포리유적'이 그것이다.

까마득한 선사시대 고대인들이 그러했듯이 후포항 등기산 일대에 삶의 보금자리를 튼 울진지방의 선조들도 갯가의 구릉과 산등성이에서 뿌리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등기산 공원.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리포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곳은 후리포항을 북서로 감싸고 있는 '후포 등기산'일대이다.

후포 등기산 일대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물의 성격은 '선사인들의 집단매장지'이다.

후포선사시대 유적이 세간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붉은 색(朱)을 칠한 유골이 대거 발굴'됐기 때문이다. 이를 학계에서는 "선사인들의 신앙의 표출방식"으로 해석하고 "벽사(僻邪) 의식이 행해졌을 것"으로 비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붉은색'은 '잡귀를 쫒는 벽사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전문 학계는 후포리 집단묘의 특징으로 '세골장의 집단매장 양식'을 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장방식은 지금까지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울진지역만의 독특한 묘제라고 설명한다.

후포리 유적발굴보고서에 따르면 마제돌도끼 130여점을 비롯 '구두주걱모양의 장신구' 등 1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또 이곳에서 발굴된 '돌도끼류'는 넓적하고 길이가 긴 형태로 신석기시대 유물에 비해 매우 독특한 형태로 확인됐다.

울진군은 구석기유적군이 발견된 등기산 정상에 전시관을 건립해 역사관광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동해연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최초의 동력선 발상지

이른바 해촌의 생태적 특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민속기술의 개발과 축적'이다.

바다를 극복하는 일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의 생태와 물길의 흐름을 체득하는 일'이다. 때문에 해촌 주민들은 선조의 선조들이 축적해 놓은 어로기술관행을 중요한 기술체계로 정착시켰다.

어민들은 바람의 생태를 민속기후학적 지식체계로 가다듬었으며, 물길의 흐름을 시간별, 기후별, 계절별로 체계화시켰다.

어민들은 1월에서 6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깔'로, 3월에서 5월까지 부는 바람을 '마깔(갈바람)'로 구분했으며, 5월에서 7월까지 부는 바람을 '하늬바람', 10월에서 11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바람'으로 나눴다.

또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들바람'으로 정교하게 나눠 바람의 성질에 따라 배를 띄우고 그물을 놓고 먼 바다까지 고기잡이를 나갔다.

어민들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물을 '맞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을 '썰물'로,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물을 '들물',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물을 '날물', 안에서 동북으로 흐르는 물을 '새밥물', 안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물을 '마밥물'로 나누고 제자리에서 회오리처럼 뱅뱅 도는 물은 '수샛물'로 부르며 그 때마다의 고기떼의 이동을 인지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수산자원 보고이자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울진대게' 공매 모습.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동해연안의 작은 포구였던 휘라포를 동해안 최고의 항구로 탈바꿈시킨 것은 1940~60년대에 걸쳐 성행한 '정어리바리'이다.

정어리는 군류성, 온류성 어족이다. 기록에 따르면 정어리 잡이가 한창이던 1940~60년대 후포항에는 무려 7개소의 정어리공장이 있었다. 정어리는 두만강의 얼음이 풀려 흙탕물이 남으로 흐르면 이를 좇아 무리지어 남하한다.

이때쯤이면 후리포의 경험 많은 어민들은 한반도의 최북단인 청진, 서수라까지 범선을 끌고 정어리바리에 나섰다.

후포사회의 주민 자치 최고의결기구인 '노반회'의 어른들은 " 당시 10월 무렵 한 떼의 범선 선단이 황포 돛대를 펄럭이며 갈바람을 타고 정어리바리를 위해 북상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당시 정어리 잡이에 사용된 그물은 '정어리유자망'이었으나 60년대 이후 '건착망'으로 변환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먹거리 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명물 '등기산스카이워크'. 2022.08.03 nulcheon@newspim.com

60년대 말, 후포항과 죽변항에서 '바다를 뒤흔드는' 혁명적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이노꼬(일본어로 혼혈아라는 뜻)'로 불리는 동력선의 출현이 그것이다.

이 동력선은 죽변항 출신의 이름 난 배(船) 도목수인 '윤희원'이 종래의 범선에 발동기를 설치하고 '아이노꼬(혼혈아)'라 명명했다.

아이노꼬의 출현으로 어민들은 일 년 내내 바다에 나갈 수 있었다. 이른바 '어선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윤희원이 제작한 조선범선에 발동기를 단 '아이노꼬'는 동해안을 장악한 뒤에 바람처럼 내달아 남해안마저 울진 산 동력선으로 집어삼켰다.

후포항과 죽변항을 살찌운 '정어리바리'는 60년대 꽁치의 출현으로 '꽁치바리'와 '오징어바리' 시대를 맞는다.

이어 2000년대부터 후포항은 '울진대게'와 '울진 붉은 대게(홍게)'의 주산지로 전국의 시선을 모으며 '동해안 해양 거점도시'로 우뚝 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군의 대표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 축제'.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이나 쿵쿵 달넘세/물레 실실 감아라...'달넘세' 여성대동놀이 신명판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민들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창조했으며 바다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온 '용신'을 섬겼다.

어민들은 생업주기와 세시풍속을 절묘하게 섞어 '영등굿'과 '벨신굿(동해안별신굿)'이라는 탁월한 마을 축제를 탄생시켰다.

후포항을 비롯하여 울진의 해촌에서는 지금도 종합예술축제이자 해촌 문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안별신굿(별신 또는 벨신)'이 3년 혹은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별신굿의 연행은 여전히 해촌 주민들에게는 생업과 직결된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달넘세'는 울진지방 해촌에 전승되는 여성중심 집단놀이이다.

음력 이월 초 하루부터 보름에 이르는 기간은 해촌 여성들이 고된 노동의 일상를 털고 꿀맛같은 휴식과 놀이에 들어가는 기간이다. 농촌으로 치면 농한기인 셈이다.

이 무렵 후포항을 비롯 울진 연안 해촌의 여성들은 '불가(백사장)'에 나가 '산지(송아지)띠기'나 '남대문열기' 와 같은 단락을 가진 '달넘세' 놀이를 즐겼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후포항을 비롯 경북 울진 해촌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여성중심 대동놀이인 '달넘세'.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넘세는 이처럼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울진 해촌에서 전승되는 '달넘세 놀이'는 '달넘세', '대문열기', '산지띠기', '기줄댕기기', '난장' 등 다섯 개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정월 보름과 이월 영등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해촌마을의 대동놀이를 한양명 교수(민속학)는 '여성, 용과 달의 축제'로 명명했다.

이들 여성대동놀이는 울진지방에서는 '달넘세'로, 영덕지방에서는 '월월이청청'으로, 남해안 지역에서는 '강강수월래'로 전승되었으며, 각기 독특한 놀이구조를 띠고 있다.

울진해촌의 '달넘세'는 노랫가락 또한 '빠른 자진모리' 양식이어서 숨이 턱까지 찰만큼 매우 격동적이며 빠른 몸짓으로 펼쳐진다.

달넘세는 인근 안동이나 영덕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에밟기'나 '월월이청청'과 같은 강강술래유형의 여성대동놀이로서 울진지방에서는 평해 직산리, 거일리 등 주로 해촌에서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다.

몇 해 전 필자는 지역 여성들이 주도하는 '달넘세' 놀이를 복원해 울진군의 대표적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축제' 상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후포항의 '백년손님 벽화골목'.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해촌마을은 바다라는 '총유자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노반회'와 '짬계' 등 마을자치조직을 자생적으로 구성해, 마을공동어로 규칙을 세우고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라는 정치·경제적 자치관행을 정착시켰다.

때문에 해촌의 자치규범은 농촌의 그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자치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해촌에서 탁월한 자치관행이 정착된 것은 토지의 사적소유 개념이 강한 농촌에 비해 해촌을 떠받치고 있는 물적 토대가 무소유의 바다라는 점, 곧 바다라는 공유자산의 개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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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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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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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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