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거치며 강력부·전담부서 폐지 등 영향"
"월 1회 유관기관과 정례회의 통해 수사정보 수시 공유"
[서울=뉴스핌] 김현구 김기락 기자 = 검찰이 검경수사권 축소로 인해 마약 등 범죄가 확산되는 것으로 보고 엄정 대응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16일 전국 6대 지방검찰청(서울중앙, 인천, 수원, 부산, 대구, 광주)의 마약‧조직범죄 전담 부장검사 회의를 개최하고 조직폭력배 및 마약밀수조직 등 강력범죄에 엄정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검은 ▲조직폭력배, 마약밀수조직의 DB 구축 및 국제공조체제 강화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국정원 등 유관기관과 수사협의체 구축 ▲전담검사 책임처리 체계 구축 ▲처벌 강화 및 범죄수익 박탈 등을 통해 대응력을 보다 높이기로 했다.
마약범죄는 다크웹‧가상화폐 등 온라인거래를 통해 10~20대, 주부, 공무원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으로 급속 확산돼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고, 환각상태에서 2차 강력범죄로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형사처벌과 예방·치료는 확산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검찰청법에 이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양대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두 법안을 직접 공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
또 최근 조직폭력배 간 공개장소에서의 집단 난투극, 흉기난동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마약 밀수‧유통, 보이스피싱,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 다양한 영역으로 조직범죄가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 형사처벌 인원은 감소하는 실정이다.
검찰이 마약범죄와 조직범죄 등의 확산 원인 중 하나로 꼽은 것이 바로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을 거치면서 강력부나 전담부서 폐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또 조직범죄가 폭력범죄에서 금융범죄나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 등 타 영역으로 점차 옮겨가고 확대되는 것도 원인 중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마약 압수량은 시가 1조8000억 규모지만, 적발되지 않은 양까지 감안하면 10조원 가까이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며 "강력부가 있고 전담검사가 지정돼 있을 때는 유관기관이 서로 협력하며 효율적으로 일을 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이런 부분과 경찰의 유관부서와의 관련 협력체계도 많이 상실됐다"고 덧붙였다.
대검에 따르면 마약 압수량은 2017년 155kg에서 2021년 1296kg로(시가 1조8401억원) 5년 사이 8.3배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마약사범(8575명)은 전년 동기 대비 13.4%, 밀수․유통사범(2437명)은 32.8% 늘었다.
검찰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검찰의 수사역량을 결집해 엄정 대응하는 한편,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재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검 관계자는 "기존 검찰은 500만원 이상의 밀수만, 세관은 항만에 대해서만 수사하는 등 국내에 유통되거나 육지로 들어온 것에 대해선 수사권한이 없다"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검찰과 세관, 경찰이 함께 수사하고 유통부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에 수사정보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나 관세청, 세관 등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복원하고 강화한다는 취지다. 검찰은 월 1회 정기적으로 유관기관간의 협의체 회의를 통해 마약 밀수 유통 등 정보를 수시로 공유할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마약류 급증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죄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권한을 존중하고 필요한 경우 충분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검찰은 축적된 마약·조직범죄 수사역량을 강화·결집해 마약·조직폭력 범죄로부터 공동체를 지키고, 국민이 안전하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겠다"고 덧붙였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