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리볼빙 이월잔액 6조6700억 '사상 최대'
리볼빙 최고 수수료율 20% 육박…카드론보다 높아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내역 제공 등 서비스 개선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30대 주부 A씨는 지난해부터 신용카드사 2곳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다 이월된 결제금액이 2000만원에 육박한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이월잔액이 급격히 불어나 확인해보니 리볼빙 수수료율은 무려 16.5%에 달했다. 매달 납부해야 하는 리볼빙 결제금액을 감당할 수 없어진 A씨는 최근 신용대출을 받고 이월 결제금액을 전액 상환하고서야 마음을 한시름 놓았다.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리볼빙 서비스)의 연 수수료가 높게는 20%에 육박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빚에 허덕이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가 또 하나의 가계부채 뇌관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픽=금융위원회] |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해 리볼빙으로 결제를 미룬 금액은 6조67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수는 지난해 말 266만1000명에서 7월 말 기준 273만5000명으로 늘었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리볼빙 서비스 평균 수수료율(금리)는 14.1~18.4%다. 같은 기간 카드사별 카드론 평균금리 12.1~13.9%를 훌쩍 뛰어넘는다.
금융당국은 "리볼빙 서비스의 경우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이용자의 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다"며 "장기간 이용시 채무 누증으로 인한 연체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내역 제공 등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리볼빙 권유시 ▲낮은 금리의 유사상품 비교·안내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내역 제공 ▲공시주기 단축 등을 통해 카드사간 자율적인 경쟁환경을 조성해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금융상품 및 서비스 중 리볼빙을 대체할 수 있는 분할납부 및 카드론 등의 금리수준 및 변동‧고정금리 여부를 비교·안내하도록 했다. 또 은행 대출금리 산정내역과 동일한 수준으로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내역을 제공해 소비자가 수수료율 구성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의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과정에서 합리성과 투명성이 제고돼 수수료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볼빙 최소결제비율을 차등화하고 저신용자 대상 리볼빙 TM을 제한하기로 했다. 현행 약관상 소비자의 신용상태 등에 따라 최소결제비율을 10% 이상으로 차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수 카드사는 리볼빙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 중 약 90%에 대해 최소결제비율 10%를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별 신용도에 연동한 최소결제비율 조정을 통해 상환능력 대비 이월잔액이 과도하게 누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경우 수수료율이 높은 리볼빙 이용보다 카드사별로 운영하는 대환대출 등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리볼빙에 대한 ▲설명서 신설 ▲채널별 설명절차 도입 ▲해피콜 실시 등 소비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강화해 불완전판매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