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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비대위·권성동·가처분 '도돌이표'…與 혼란 속 중재나선 중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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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권성동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결정
이준석, '비대위도 무효' 추가 가처분 신청
중진들 "權 결단하고 새 원내대표 뽑자"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이 반복되는 지도부 전환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후 3개월 만에 '이준석 전 대표-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겸 원내대표-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어지는 5단계 체제 변화에 직면했다.

이 전 대표가 자동 해임 수순을 밟으면서 이 전 대표 측은 극렬한 반발과 함께 법적 대응을 거듭하고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당이 대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일부 중진 의원은 당을 어렵게 만든 책임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8.29 kilroy023@newspim.com

◆ 이준석 변호인단 또 가처분 신청 "비대위 자체가 무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은 29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해 '추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이 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하고,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들어간 것에 대한 대응이다. 권 원내대표가 한시적으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 결정은 지난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반하는 조치란 것이다. 

이 전 대표의 변호인단은 "무효인 비대위원장의 직무대행도 무효이고, 무효인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도 무효이며, 비상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설치한 비대위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열고 권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추인했다. 새로운 비대위는 추석 전까지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원이 '비상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한 데 대해서는 비상상황에 대한 규정을 보완한 당헌·당규로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26일 법원은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바 있다.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정지하라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앞선 당 전국위원회 의결 중 "비대위원장 임명을 결의한 부분에 하자가 중대하다"며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기간(6개월)이 지나더라도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없게 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으므로 주 비대위원장의 집무집행을 정지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대위를 설치해야 할 정도의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 당 대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어 당을 대표하는 의사결정에 지장이 없으므로 당 대표 궐위에 준하는 상황이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또한 주 위원장의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 직후 "절차적 하자가 없다"면서 이의신청을 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주 위원장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지만, 이후에도 비대위 자체에 대한 무력화를 주장하는 등 본안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양측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날 주 위원장 측도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수행을 정지하란 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당장 법원 결정문의 취지에 맞게 비대위를 해산하라"고 응수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가처분을 넣을 줄 몰라서 비대위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넣지 않고 있는 게 아니다"며 "집권여당을 너덜너덜하게 만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들에게 일말의 반성할 기회를 드리고 있다고 생각해달라.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무소불위의 어거지 행보를 보이신다면 저 또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공개된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법원 판결이 실제로 2~3주 정도의 숙고 속에서 나온 것인 만큼 정치권에서 그 판단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판사께서 최근 일련의 상황들이 반헌법적이었다는 판단까지 내린 만큼, 그것에 대해서 정당이든 개인이든 존중을 하면서 입장을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처분 추가 신청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8.29 kilroy023@newspim.com

◆ 당대표 징계부터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까지…혼란의 3개월

당이 29일 '도로 권성동' 체제에 접어들기까지의 과정은 이 전 대표가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때에서 시작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7월 7일)로 인한 6개월 당원권 정지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체제(7월 11일)로 전환한 바 있다.

같은 달(7월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내부총질' 언급이 논란이 됐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와 함께 등장한 이모티콘 '체리따봉'이 화제의 중심에 오른 것도 이때다.

같은 달 말(7월 31일)에는 당 지도부가 연쇄 사퇴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후 직무대행을 맡았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사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에만 이미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배현진 의원을 제외한 조수진 의원, 윤영석 의원, 권성동 원내대표가 최고위 구성원에서 내려온다는 뜻을 밝혔다. 비대위 전환을 위한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 전제에 힘을 더한 행보다.

당시는 최고위원(이준석·권성동·조수진·배현진·정미경·김재원·김용태·윤영석·성일종)들이 잇달아 사퇴하고 권 성동 원내대표 역시 조속한 비대위 전환을 천명한 가운데 '최고위원 전부 사퇴냐, 과반 사퇴냐'를 놓고 어느 쪽으로 최고위 기능 상실을 판단할지에 대한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던 때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사적 대화가 노출되는 사건을 거치며 극심한 내홍을 겪었고 '권성동 원톱' 체제에서 비대위로의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해 높아졌다.

이에 당은 TK(대구·경북) 최다선 주호영 의원을 사령탑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 전환(8월 9일)을 공식화하고 인선을 마무리한 후 활동(8월 18일)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이 상황을 빨리 수습해 정상 지도부가 들어서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임무로 했다. 당초 '주호영 비대위'는 12월쯤 전당대회를 시작하고 내년 1월 말이나 2월에 새 지도부가 뽑힐 것으로 내다봤다. 판사 출신인 주호영 비대위원장, 전주혜 비대위원은 이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전망에 대해서도 기각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사건에 관한 결과는 당초 이번 주 이후 결정이 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까지 참석해 당정 간 결속을 강조했던 1박 2일 연찬회 종료 직후에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승소한 판결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8월 27일)하고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호영 집무정지' 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열리고 있다. 2022.08.27 mironj19@newspim.com

그 결과 국민의힘은 '현 비대위'를 해체한 뒤 새로운 당헌‧당규에 맞춰 다시 꾸리기로 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당의 혼란 상황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6개월 직무정지를 당한 것에 있다"며 "이에 대해 의원총회 결의로 이 전 대표에게 강력 경고한다"고 했다. 이어 "금번 사태의 수습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하되, 원내대표의 거취는 사태를 수습한 뒤 의원총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날 국민의힘은 비대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새 비대위를 출범할 때까지 비대위를 꾸려나가기로 합의했다. 

남은 경과는 비상상황에 대한 규정, 비대위 구성·운영 및 해산 등의 내용이 추가된 당헌·당규 개정안을 정리하고 난 다음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선임해야 하는 것에 있다.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서는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를 개최해야 한다. 

그러나 새 비대위 출범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당의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 소집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서 전국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비상상황 규정 자체가 잘못됐고 위원장을 의결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 그에 따라 비대위원장을 추천하고 임명한 비대위원이 잘못됐다는 게 취지"라며 "두 번 실수, 두 번 잘못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똑같이 그런 과정을 거쳐서 결론을 낸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잘못된 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당은 법과 원칙을 존중해 왔다. 그 전통을 지켜야 한다"면서 "원내대표를 새로 뽑고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억울하겠지만 국민들은 책임을 원내대표에게 묻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거기에 화답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16 photo@newspim.com

◆ "당 혼란 책임은 권성동 원내대표에...새 원내대표 선출해야"

5선 서병수 전국위 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중진들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5선 조경태, 4선 윤상현, 3선 김태호 등 당 중진들도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새로운 원내대표가 당의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과 국가를 사랑한다면 결단해야 한다. 새로운 원내대표와 새로운 지도부만이 답이다. 공정과 상식의 국정기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당이 공정과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고 했다. 그는 "당이 또다시 민심을 외면하는 길을 가려해 안타깝고 답답하다. 오기를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그렇게 해서 법원 결정은 피해 갈 수 있어도 민심은 피해 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유의동·최재형 의원과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권 원내대표는 스스로 사퇴해서 당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터주길 바란다"며 "비대위 유지 입장을 철회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그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권 원내대표께서는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하셔서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즉시 여건을 만들어주셔야 한다"며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아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적었다. 

3선 국회의원 출신 김태흠 충남지사도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가세했다. 김 지사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차기 원내대표 유력 주자로 거론된 인물이다. 다만 김 지사가 지방선거로 방향을 틀며 '원내대표 불출마'를 결정했고, '친윤파'(윤석열 당선인과 가까운 그룹)의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이 윤석열 정부 첫 해 집권 여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바 있다.

김 지사는 "지금 당의 어렵게 만든 책임 있는 장본인은 권 원내대표"라며 "법원의 판결도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당을 수습하는 과정이 비상 상황으로 보지 않은 것인데 사태 수습 후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가 전당 대회를 준비하여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면 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사퇴론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저의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며 맞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원내대표로서 제 거취를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화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6 kilroy023@newspim.com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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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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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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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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