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최악의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중국 쓰촨(四川)성이 이제는 폭우로 시름 중이다. 최근 며칠 동안 다수 지역에 걸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30일 보도에 따르면 쓰촨성 기상 당국은 28일 0시를 기점으로 21일 발령한 고온 황색 경보를 해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한달 넘게 계속된 61년 만의 폭염이 물러간 것이다.
그러나 무더위가 사라지기 무섭게 폭우가 기습했다. 지난 27일부터 폭우가 내린 몐양(綿陽), 광위안(廣元) 등 일부 지역에서는 2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쓰촨성 당국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4만 6400여 명의 주민을 대피시켰다.
30일 베이징칭녠바오(北京青年報) 보도에 따르면 29일 오후 두시 기준 쓰촨성 동북부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면서 24시간 동안 누적 강수량이 153.8mm에 달했다.
앞서 26일 중국 기상청은 향후 열흘 동안 쓰촨성 등 서부지역의 누적 강수량이 전년 동기보다 40~10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국지적으로는 강수량이 예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후 28일 오후 5시 쓰촨성 기상국 현지 등이 산사태 재해 '황색 경보'를 발령했고, 중앙기상대는 가장 높은 단계의 폭우 주의보인 '청색 경보'를 발령했다. 쓰촨성 비상관리국은 폭우로 인해 11만 9000명이 대피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사진=바이두(百度)] 쓰촨(四川)성 네이장(內江)시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
이번 집중호우는 쓰촨성 전력난 해소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전력망공사는 일부 산업 및 업종을 제외하고 산업용 전기와 상업용 전력 공급이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전령망 쓰촨성 전력공사 자료에 따르면 28일 쓰촨성 발전량은 4억 6000만 ㎾h로 이전 최저치보다 9.5% 증가했다.
현지 소재 상장사들도 잇따라 조업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구이바오테크놀로지(矽寶科技·300019)는 "이미 생산을 재개했다"며 "전력 사용 제한으로 출하하지 못한 주문량을 메우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력 공급이 100% 정상화할 때까지는 앞으로도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뭄으로 인해 수력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수력발전 능력이 저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쓰촨대학교 에너지연구센터 마광원(馬光文) 주임은 "저수지 등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비가 내려 저수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재해성 홍수가 일어나선 안 된다.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중소형 강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쓰촨 등의 폭염이 지역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 고수하면서 경제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쓰촨성 전력난이 중국 경제에 또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며 "소비 심리에 부담을 주고 제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의 루팅 분석가는 "폭염과 전력 제한 공급이 3분기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폭염과 폭우에 가을철 농작물 수확이 차질을 빚을 경우 쌀 등 가격이 상승해 물가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창장(長江) 유역을 비롯한 남부지역 쌀 생산량은 중국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1년 만에 찾아온 최장 기간 폭염으로 쓰촨성은 극심한 전력난을 겪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무더위로 가뭄·물 부족 문제가 빚어지며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쓰촨성의 발전량이 절반 가량 감소한 데다가 에어컨 등 냉방시설 사용이 증가한 것도 부담이 됐다.
결국 쓰촨성 당국은 15일 0시부터 20일 자정까지 성 내 21개 도시 중 19개 지역의 산업용 전력 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송전 제한 기한을 25일 자정까지로 연장하기도 했다.
쓰촨성 에너지공급보장응급지휘팀은 29일 0시부터 쓰촨성 돌발사건 에너지 공급 보장 1급 경보를 한단계 낮은 2급 경보로 하향 조정한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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