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 중국과 대만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1일 대만 중시신문망 등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金門)방어사령부는 이날 정오 3분(현지시간) 국적 불명의 드론이 진먼다오 부속 섬인 스위(獅嶼) 인근 통제 해역에 진입했다며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이에 불응해 방어 사격을 통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대만군은 지난달 30일부터 관할 지역에 들어온 중국 드론에 실탄 방어 사격을 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먼다오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夏門)시와 불과 3.2㎞ 떨어져 있지만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 계속해서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대만으로선 안보의 최전선인 셈이다. 격추된 드론은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됐다. 최근에는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했다. 실제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2일부터 30일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대만 상공에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드론은 대부분 군용이 아닌 민간 상용 드론이다. 이와 관련, 대만에서는 중국이 민간용 드론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술'을 펼치면서 대만군의 경계 태세 약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대만은 그간 최전방 지역에서 자칫 중국군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신호탄을 활용한 퇴거 시도 등 적절한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했다. 그러나 최근 대만 내부에서 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 압력이 고조되자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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