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립자 겸 회장이 8월 충격스러운 미국 물가지표가 발표된 뒤 증시가 20%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달리오 회장은 14일(현지시각)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금리가 (4.5~6% 범위 상단까지) 훨씬 더 많이 오르게 될 것 같다"면서 "이는 민간부문 신용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민간 부문 지출과 경제를 모두 끌어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4.5% 부근까지만 올라도 미 주가지수는 20% 가까이 추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7월의 8.5%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월가 전망치 상단이었던 8.1%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3% 올라 직전월의 5.9%보다 가속하는 한편 시장 전망치 상단인 6.1%를 웃돌았다.
한국시간 기준 9월 15일 오전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2022.09.15 kwonjiun@newspim.com |
물가 발표에 앞서 낙관론을 키우던 증시는 이내 충격에 빠졌고,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 금리 인상폭으로 100bp(1bp=0.01%p) 관측이 등장했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다음주 FOMC에서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76%정도로 보고 있으며, 금리는 내년 중 4.25~4.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리오 회장은 채권시장서 트레이더들이 향후 10년 평균 연 물가상승률을 2.6%로 잡는 것을 두고 지나치게 안일한 모습일 수 있다면서, 자신의 생각에는 4.5~5%까지 오를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충격이 나타날 시에는 인플레이션이 그보다 더 높게 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경제에 수용 불가능한 수준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때까지는 미국의 수익률 커브가 비교적 평평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급락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예상에 부합한 생산자물가지수 덕분에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2포인트(0.10%) 상승한 3만1135.09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32포인트(0.34%) 뛴 3946.0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6.10포인트(0.74%) 오른 1만1719.68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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