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침수 등으로 정상화 예상 시점 불확실
장기화 시 차·조선업계 강판·후판 공급 차질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태풍 힌남노로 공장이 침수된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제품 생산 중단 결정이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각각 강판과 후판을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 자동차업계와 조선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포스코 제철소가 침수된 모습 [사진= 포스코] |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2일 모든 고로의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 제강 공정도 복구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
문제는 압연 공정의 정상화다.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용도에 맞게 가공하는 작업인데 이번 태풍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압연라인이다. 특히 압연라인 내 변압기의 침수는 최소 3개월의 복구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스코로부터 주요 자재를 공급받고 있는 완성차업계와 조선업계도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포스코 공장의 가동 중단이 강판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은 재고 물량을 통해 강판 수급이 가능하겠지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약대수만 6만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신차 토레스는 강판 전체를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도 포스코로부터 강판을 공급받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재고 물량 덕분에 당장의 강판 수급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태가 길어질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판 문제는 부품 수급의 문제이기 때문에 차량 출고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역시 이번 포스코 공장 가동 중단이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차례씩 후판가 협상을 진행한다. 당초 올해 하반기 후판가는 철광석 가격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번 태풍 피해로 인해 후판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공급보다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서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후판이 있고 다른 철강사에 후판 물량을 늘려달라 요청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다른 조선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조선사에 후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 포스코 제철소가 침수된 모습 [사진= 포스코] |
한편 정부는 포스코 정상화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산자원부 1차관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열연2공장의 경우 정상화까지 최대 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열연2공장은 압연라인 중 하나로 포스코는 3개월 내에 모든 압연라인 복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선사와 완성차업계 등 고객사의 수급난 해소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난 13일부터 비상출하대책반을 운영하며 제철소 내 보유 재고를 출하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최대 증산, 수리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 체제로 전환해 고객사 수급난 해소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