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차례 FOMC서 자이언트 or 울트라 스텝 고민
美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0.2%로 제시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번 연속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리며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50bp 상승)을 이어갔다. 이로써 금리 3%대 시대가 14년 만에 열렸다.
촉각을 곤두세웠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도 지난해 8월 잭슨홀 미팅과 일관되게 단호했다. 이번에도 물가가 잡힐 때까지 연준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고 강조했다. 올해 남은 11~12월 FOMC에서도 빅스텝 가능성은 여전히 크게 남아있으며, 연준 위원들은 2024년 이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연말까지 추가 1.25%p 금리 인상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2.25~2.5%에서 연 3.0~3.25%가 됐다. 2.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0.5~0.75%포인트 높아지며 한미 금리가 한 달 만에 재역전됐다.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다. 연준은 앞서 지난 6월부터 두 차례 75bp 인상을 해왔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지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연준 위원 대다수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25~4.5%로 최소 1.25% 더 이상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올해 FOMC 회의는 두 차례 남았다. 이를 위해서는 연준이 최소 한 번의 '울트라 스텝'(한 번에 1% 포인트 금리 인상)이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올린 뒤 2024년에 3.9%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FOMC 위원 19명 중 6명은 내년 기준금리를 무려 4.75~5.00% 수준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은 이르면 2023년이나 하반기나 2024년으로 예측됐다.
파월 의장도 이날 섣부른 금리인하 기대감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언젠가는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연준 경제 연착륙 믿음 약해졌다" 진단
미국의 물가는 상승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다. 지난 14일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에 비해 8.3%를 기록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 0.6%로 그 이전 달(0.3%) 대비 두 배로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히 노력하고 있다"며 "연준의 새로운 예측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2025년에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매파적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같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연준은 연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2% 포인트 오른 5.4%로 제시했다.
이날 파월 의장도 "인플레이션 수준이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도 다시 커졌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보다 1.5% 포인트 낮춘 0.2%로 제시했다. 연준은 실업률도 내년 말 4.4%로 지난 8월 예상(3.7%)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 성장이 완만하지만 고용 성장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이날 연준의 전망은 연준위원들이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더욱 비관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