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자문위 신속승인 '비권고'
최종 허가 여부는 11월 24일 내 결정
'롤론티스' 이은 두 번째 신약 불발↑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이 미국 허가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포지오티닙에 대해 신속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면서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에 이어 두 번째로 FDA 허가를 추진한 글로벌 신약 후보물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ODAC는 포지오티닙의 임상 데이터를 검토하고 현지시간으로 22일 환자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크지 않다고 9 대 4로 표결했다.
톰 리가(Tom Riga) 스펙트럼 사장은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를 가진,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폐암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ODAC의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PUDFA 기일인 11월 24일에 맞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우리의 옵션들을 면밀히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
ODAC은 암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시판·임상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위원회다. ODAC의 권고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최종 제품 승인은 FDA가 결정한다. 다만 FDA는 ODAC의 권고안을 대체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11월 24일 안에 포지오티닙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경구용 비소세포폐암 신약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포지오티닙을 기술이전했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포지오티닙에 대해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과 전이성 HER2 엑손(Exon)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을 적응증으로 FDA에 신약 시판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임상 3상을 사후에 완료하는 조건이다.
FDA는 ODAC 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브리핑 문서를 통해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가 신속승인을 뒷받침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포지오티닙이 허가받은 치료제와 비교해 유용성이 크지 않고, 복용한 환자의 상당수가 부작용을 겪었다면서 안전성도 우려했다. 또 약물 복용 후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28%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치료제"라며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고 박박했다.
또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3차 치료제로 투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맥주사가 아닌 경구제여서 암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며 "스펙트럼과 함께 ODAC에서 충분히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을 설명해 긍정적 권고가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