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현장에서] 기승전'정쟁'의 여의도…심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기사입력 : 2022년09월27일 14:37

최종수정 : 2022년09월27일 14:37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정치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을 여당으로, 그렇지 않은 나머지 정당을 야당이라고 부른다. 여(與)는 '더불어, 같이하다, 따르다'는 뜻이며 야(野)는 '들판'을 뜻한다. 여당은 현 정권을 옹호하며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야당은 이를 견제 및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통상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성향에 따라 정당이 구성되다 보니 어떤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안이 다를 수밖에 없고 이에 '정쟁'이 발생한다. 정쟁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문제는 우리 여야가 이를 해소하는 방식에서 발생한다.

정치부 김승현 차장

모든 정치인들이 말로는 '대화와 타협, 협치'를 강조하지만 결국은 다수결이라는 미명하에 '숫자'로 밀어붙여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당연히 절충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여야가 바뀌면 정책은 180도 바뀐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중심으로 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 관련 논란이 한창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國葬) 조문부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회담 및 비속어 사용 여부 논란 등 유엔총회 연설 내용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온통 논란뿐이다.

윤 대통령이 직접 귀국해 메시지를 내며 여당인 국민의힘은 언론, 야당과 싸우며 철통방어에 들어갔다. 야당은 '외교 참사'로 규정하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대통령실 참모들의 경질 요구에 온 당력을 쏟고 있다.

요즘 말로 '억까'(억지로 비판하기)로 시작된 논란이 아니라면 이번 윤 대통령 순방에 대해 여야 모두 냉정한 평가에 따른 대안 마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미래지향적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서 진영 양극화와 정치 혐오감은 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대통령, 국회의 체면과 국격은 계속 손상될 뿐이다.

최근에는 기승전'정쟁'을 넘어 걸핏하면 여의도 내 갈등이 법정으로 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이른바 '정치의 사법화'가 가속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른바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을 둘러싼 여야의 땀내 비릿했던 전쟁은 여전히 법정에 머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양당이 서로를 향해 고발했던 의혹들은 검찰과 경찰, 법원의 '꽃놀이패'가 됐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중징계에서 시작된 가처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제출된 가처분 신청이 이미 4~5차례를 넘어가며 무엇을 막아달라는 것인지, 재판 결과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국회를 오래 지켜보고 있는 출입 기자들도 혼란스럽다.

정치의 사법화 문제는 국민 또는 당원의 직접 투표로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대표자들 사이의 갈등이 법원의 몇몇 판사에 의해 결정된다는 데 있다.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된 대표자들이 스스로 정당성을 포기한 채 판사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판사는 국민이 뽑은 대표자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판사가 누구인지, 판사의 출신 학교와 사법시험 기수가 어떻게 되는지, 판사의 이념적 성향이 어디인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결과는 사법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진다.

여의도 정치인들이 흔히 하는 말 중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며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것이 있다. 여야가 순간의 분노와 눈앞의 표에 눈이 멀어 매사를 소모적 정쟁으로 이끌지 말고 법정으로 향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