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우리가 살면서 너무나 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잖아요. 현실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보니 시즌2가 제작된다면 많은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토종 OTT 웨이브가 오리지널 시리즈 6부작 '위기의 X'를 선보였다. 배우 권상우와 임세미가 희망퇴직‧주식떡락‧집값폭등까지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위기의 'a저씨' 반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미디에서 현실 부부의 애환을 제대로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위기의 X' 권상우(왼쪽)와 임세미 [사진=웨이브] 2022.10.04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은 딱 두 달간 촬영했어요. 진짜 재미있게 했죠. 촬영이 다 끝나고 공개가 됐는데 데뷔 이후에 연기가 늘었다는 말을 가장 많이들은 작품인 것 같아요. 하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반응도 좋아서 즐거웠죠. 누구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도 없고, 좋은 환경에서 촬영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작품에 고스란히 묻은 것 같아요."(권상우)
이번 작품은 권상우가 맡은 명문대 출신의 대기업 최연소 차장이자 엘리트 코스만 밟은 도시 남자 윤대욱(a저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엘리트 인생을 살던 그가 세월의 직격타와 함께 벼락거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이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에 제가 공감을 못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실 수도 있어요. 배우 권상우는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청약도 안 해도 되니까요. 하지만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잖아요. 저에게도 작품이 안 들어올 때가 있고, 작품이 성공하지 못 할 때 느끼는 위기도 있고요. 결이 다르지만 저에게도 어찌 보면 일반 직장인보다 더 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문제는 없었어요. 정말 공감이 많이 됐거든요."(권상우)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위기의 X' 권상우 [사진=웨이브] 2022.10.04 alice09@newspim.com |
권상우가 위기에 빠진 남편이라면, 임세미는 인기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윤대욱의 영혼의 단짝이자 울적해진 남편에게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통 큰 아내 미진을 맡았다. 미진은 남편에겐 한없이 다정하다가도 욱하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기도 하다.
"정말 미진은 제가 생각하는 '아내의 표본'이라고 느낄 정도로 제가 결혼하면 '이런 아내가 되고 싶다'라는 따뜻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장르 자체가 코미디지만, (권)상우 선배가 코미디를 하실 때 아내 역할이었던 저는 짠한 마음이 컸거든요. 밖에서 일을 하고 들어오는 아저씨를 보면서 미진과 같은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했고요. 많은 공감을 하며 찍었죠."(임세미)
희망퇴직부터 주식 떡락, 집값폭등까지 현실에서 많은 세대들이 느낄 수 있는 주제를 한 작품 안에 녹여냈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캐릭터로 인해 시청자들은 자신과 처한 상황과 비교하며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임세미는 달랐다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위기의 X' 임세미 [사진=웨이브] 2022.10.04 alice09@newspim.com |
"대욱이가 주식 걱정이나 청약 문제로 말없이 혼자 꿍하게 앓고 있잖아요. 저는 대본을 봤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알지만, 미진은 이런 내막을 모르잖아요. 그럴 때마다 대욱을 보는데 많은 순간에 혼자 있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빠도 저럴 때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남자들은 힘들 때 여자와 그 힘듦을 여자와 나눌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짠했죠. 많은 분들이 이런 장면을 보면서 위로가 되실 바라기도 했고요."(임세미)
권상우의 대표작으로는 '말죽거리 잔혹사'와 '신의 한 수:귀수 편'이 꼽히기도 하지만, 유독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코미디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영화 '탐정' 시리즈와 '히트맨'까지. 이번 작품까지 더해져 '권상우표 코미디'가 생겨났다.
"코미디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배우 권상우에게 무기가 되는 장르가 된 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죠. 한 가지 캐릭터에 갇히는 건 싫지만, 코미디 찍을 때 제일 즐거운 건 확실해요(웃음). 웃긴 장면을 돋보이게 하고, 그게 통하면 거기서 오는 성취감은 정말 남다르거든요. 또 관객을 웃길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도 축복이거든요. 이런 장르는 꼭 가져가고 싶어요. 망가짐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망가져야 재미있을 것 같은데 부담 때문에 표현을 안하는 건 배우로서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대로 망가져야 사람들도 보고 공감을 하잖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더하면 더 했지 덜한 건 없는 것 같네요. 하하."(권상우)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위기의 X' 권상우(왼쪽)와 임세미 [사진=웨이브] 2022.10.04 alice09@newspim.com |
주식과 청약, 이직까지 현실에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무장된 만큼 6부작은 시청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달 2일 공개됐지만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붐이 일다보니 시즌2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작품이 끝나고 다음 화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살면서 위기의 순간은 정말 많잖아요. 다음에는 6부가 아닌 10부작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하하. 집값 폭등의 순간에 청약으로 어렵게 들어갔지만 집값이 떨어진 순간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고요.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죠."(권상우)
"저는 이번 작품에서 한 그루의 나무였지만, 제 안의 숲은 방대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아내, 여성상에 대한 이야기를 혼자 상상하면서 풀어가고 표현했죠. 촬영 당시 최선의 선택을 하며 미진을 그려냈고요. 이번에는 '위기의 X'였지만, 만약 시즌2가 된다면 '위기의 Y'로 그려졌으면 해요(웃음). 최근에 여성 위주의 드라마나 이슈가 많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은 마음도 있죠. 작품 자체가 현실을 담아내다보니 뭐가 되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임세미)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