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3.5% 예상에…이창용 "다수 금통위원 같은 견해"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 기조…"5% 넘는 물가부터 잡아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으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연말 기준금리는 3.5%인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금통위원)들이 이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어서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0%로 오는 11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또 밟으면 3.5%에 도달한다.
12일 전문가는 한은이 오는 11월 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높게 봤다. 올해 남은 금통위 통방은 1회로 오는 11월24일 열릴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통방 대신 금융시장 전반을 점검하는 금융안정회의가 열린다. 11월 금통위 통방 결과가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인 것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10.12 photo@newspim.com |
전문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 ▲'킹달러' 현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5%대인 국내 물가상승률 등을 꼽으며 11월 빅스텝 가능성을 전망했다.
핵심은 역시나 연준의 결정이다. 올해 남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총 2회(11월1~2일, 12월13~14일)다.
시장 안팎에서는 연준이 오는 11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시장 금리를 토대로 금리 확률을 예상하는 페드 워치 툴을 보면 오는 11월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0.75% 인상) 전망은 80.4%에 달했다.
이렇게 되면 '킹달러' 현상이 심화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불 보듯 뻔한 셈이다. 더욱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진다. 한·미 간 금리 차이 확대는 국내 투자 자본 유출 및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오름세로 이어져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 행진을 부추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50bp(0.5%포인트) 인상 여부와 최종 금리는 연준 향후 경로가 결정할 것"이라며 "연준이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한은의 11월 추가 50bp 인상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했다.
깅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11월에도 빅스텝을 한다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같은 시장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를 3.5%로 본 시장 기대치에 대해 다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초에도 금리 인상…"5%대 물가면 물가부터 잡아야"
문제는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선 이창용 총재가 5%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면 거시경제 측면에서 물가 중심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거듭 강조해서다.
한은은 이달 물가가 정점을 찍지만 당분간 5~6%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된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통방 의결문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기자 간담회에서 "거시적으로 물가를 우선 잡고 이후 성장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총재는 "한은 기본적 입장은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 금리는 인상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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