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자금 3300억 횡령해 금호고속 지원 혐의 등
1심서 징역 10년…"지배권 회복 위해 그룹 위기 초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횡령해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박삼구(77)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항소심이 내달 시작된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배형원 부장판사)는 오는 11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회장과 금호산업(현 금호건설) 법인 등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4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4.11 pangbin@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와 달리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박 전 회장이 법정에 나올 필요는 없다. 이날 검찰과 박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각각 항소이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추후 심리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은 지난 8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구속기소 이후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박 전 회장은 실형 선고로 법정 구속됐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와 박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장, 김모 전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임원은 징역 3~5년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금호건설은 벌금 2억원을 각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회복하고자 다른 임원들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대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금호그룹의 전체 위기를 야기했고 피해를 입은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대부분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범행 당시 금호그룹의 실질적 경영자로 자신이 가지는 그룹 내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범행을 주도해 개인의 지배권을 획득하려 했다"고 질타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자신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그룹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횡령해 주식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밖에도 2016년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전량을 2700억원에 헐값으로 매각한 혐의와 스위스 게이트그룹이 1600억원 상당의 금호기업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하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30년 동안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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